민주당이 2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했다. 이춘석 의원이 본회의장 방청석 입구 출입문을 자물쇠로 잠그고 있다. [연합뉴스]
원혜영 원내대표는 본회의장 점거 후 성명을 통해 “국민을 억압하고 현재의 위기를 심화하는 MB악법의 무더기 상정을 온몸으로 저지하기 위해 우리에게 남아 있는 최후의 수단을 썼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주변 유리창에 ‘MB악법 날치기 포기’ 등의 구호가 적힌 종이를 붙였으며 속기사 출입통로엔 소파·의자로 바리케이드를 쌓아 한나라당 의원들의 진입에 대비했다. 민주당은 이미 점거 중인 국회의장실과 문방위·정무위·행안위 등 3개 상임위에서도 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는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당 의원들이 26일 오전 열쇠 전문가들을 동원, 출입구를 열고 본회의장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은 사다리와 체인 등을 이용해 출입문을 안에서 폐쇄했는데 이는 폭력 및 특수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사무처는 의원들의 진입 경위, 열쇠 파손 등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영등포서 과학수사팀이 출동해 출입문에 묻은 지문을 채증하는 등 현장 감식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본회의장 입구에서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하고 “민주당이 전문털이범을 능가하는 치졸한 수법을 동원해 신성한 국회를 모독했다”고 비난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오늘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바람에 의외로 (법안처리)시기가 며칠 당겨질 수밖에 없다”며 “세출 부수 법안, 헌법불합치 일몰법안, 경제살리기 법안 등 세 가지는 어떤 경우에라도 (연말까지) 처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리고 강행 처리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정하·선승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