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환경 일깨우기' 도심 거리서 사진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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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전시 중인 사진을 배경으로 활짝 웃고 있는 이은진 사무국장. [박종근 기자]

'80일간의 세계일주, 그리고 서울의 기억' 사진전이 오는 7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앞 거리에서 열리고 있다.

마틴 파.브루노 바베 등 매그넘과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속 작가들의 작품 80점과 6.25전쟁 종군 사진가 임인식씨의 사진 32점이 거리에 전시돼 있다.

밤에는 환한 조명과 어우러져 관람객의 상상력을 북돋운다.

이 행사의 기획을 담당한 환경재단 그린 페스티벌 이은진(42) 사무국장은 "도심에 고궁이나 미술관 등이 많지만 퇴근 시간이면 문을 닫아 밤에 갈 곳이라곤 술집과 영화관뿐이라는 데 착안해 '24시간 사진전'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호응이 기대 이상으로 커 지난달 1일 개막 후 열흘 동안에만 25만여명 이상이 전시회를 감상했다고 한다.

이 국장은 문화 전문가다. 불문학을 공부하러 파리에 가 예술경영학을 공부하고 돌아왔다. 파리 유네스코본부의 한국전시 담당 코디네이터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곳 사람들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문화를 향유하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귀국해서는 한.프랑스 합작 영화인 전수일 감독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기획했다. 공주 영상대 겸임교수로 있다 지난해 11월 환경재단에 합류했다.

"공익 차원의 문화 서비스를 하는 게 꿈이에요. 망설일 이유가 없었죠."

이 국장은 "갯벌을 지키기 위해 삼보일배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쓰레기 분리수거를 조용히 실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일반 시민의 정서를 움직이는 문화행사를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겠다"고 말했다.

그린 페스티벌은 오는 8월에는 코엑스에서 마이클 야마시타의 환경 사진전을, 10월에는 20여개국의 70여편 영화를 소개하는 제1회 서울국제 환경영화제를 열 계획이다.

이 국장은 "문화의 문턱을 낮추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근영 기자<young@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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