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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문장 이해 못하는 국민 260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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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글을 전혀 읽지 못하거나 사실상 문장 이해력이 거의 없는 이들이 26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국어원(원장 이상규)이 전국 성인(19~79세) 1만2137명을 대상으로 9~11월 실시한 기초문해력 조사 결과다.

23일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비문해율(=문맹률)은 성인 인구의 1.7%(약 62만 명)로 집계됐다. 이는 1966년의 8.9%, 70년의 7%에 비해 크게 낮아졌으며, 유엔개발계획(UNDP)이 95~2000년 조사한 선진국 평균치 1.4%에 근접한 수치다.

이 조사에서 ‘반(半)문해자’(semi-literacy)의 비율은 5.3%(약 198만 명)로 조사됐다. 한글로 낱글자는 읽을 수 있지만 문장을 이해하는 능력이 거의 없는 이들이다. 국립국어원은 “은행이나 관공서에 가서 서식을 작성하는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일을 남의 도움 없이 처리하기 어려운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비문해자와 반문해자를 합치면 260여만 명이 한글을 활용한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성인 문해력 조사에서 비교 대상으로 삼은 전국의 중학 3년생 332명 중 ▶비문해자는 0명(0%) ▶반문해자는 2명(0.6%)에 불과했다.

이상규 원장은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문해율을 자랑한다. 하지만 외래어나 전문용어의 사용이 늘면서 생각보다 많은 국민이 문자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은 이 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내년에 국어문화학교 등 문자 생활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70년 통계청이 인구총조사를 실시하면서 문맹률을 조사한 이후 38년 만에 처음 실시된 공식조사다.

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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