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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서부터의 개혁 북한에서는 불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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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폴란드 상원의장 보그단 보루세비치(59·사진)는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 레흐 카친스키 현 대통령과 함께 폴란드 민주화를 이끈 주역이다. 당시 바웬사가 이끌던 노조 ‘자유연대’ 의 이론적 기반을 마련했다. 민주화 이후 정계에 투신해 1991년부터 상·하원에서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0년부터 소속 정당이 없지만, 2005년 상원의장에 당선됐으며 지난해는 재선됐다. 폴란드 정계에서 중립적인 인물이어서 가능했다. 앙숙 관계인 바웬사와 카친스키 사이를 중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내년 한·폴란드 수교 20주년을 맞아 바르샤바를 방문한 한국 기자단과 18일 바르샤바 상원의장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내년이면 한-폴란드 수교 20주년이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개인적으로 ‘한국’ 하면 ‘부산’이 떠오른다. 형과 남동생이 선원인데 부산이 한동안 삶의 터전이었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엑스포(EXPO) 유치전을 벌이며 한국의 저력을 확인했다. 도저히 한국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경쟁할 수 없기에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폴란드 민주화가 20년이 넘는데 평가는.

“유럽 공산국가의 민주화는 80년 그단스크 조선소 파업으로 시작했다. 다들 알다시피 나는 배후에서 파업을 조종했다.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도 그단스크 파업이 도화선이 됐다. 폴란드발 민주화 바람은 유럽뿐 아니라 한국과 필리핀의 민주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민주화 덕분에 세계는 안전한 세상이 됐다. 그 후 미국과 유럽에서 이슬람 문제가 새롭게 생겼지만, 공산당 독재가 무너져 폴란드를 비롯한 세계 사람들이 좋은 세상에서 살게 됐다.”

-북한도 민주화가 가능할까.

“북한에서는 밑에서부터의 개혁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북한 지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들은 나름대로 객관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폴란드 언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폴란드 주재 북한 대사를 주시하고 있다. 그런데 개인적인 정보에 따르면 그는 북한에서 완전히 고립된 상황으로 보인다. 그는 (김정일을 대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이치에흐 야루젤스키 전 대통령 처벌 문제가 폴란드에서 주요 이슈인데.

“그는 지금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81년 공산당 서기장 겸 총리로 계엄령을 선포해 폴란드 경제를 파탄시켰다. 89년까지 계엄령이 이어졌는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친위 쿠데타였다. 민주화 지도자며 동지였던 바웬사 전 대통령은 그를 용서해 주자고 한다. 그런데 나는 다른 입장이다. 야루젤스키(85세)는 고령이지만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국민 대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폴란드 의회와 정부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 파병했는데.

“ 국익을 위해서라면 여론조사에 맞지 않는 결정도 내려야 한다.”

바르샤바=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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