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싸고 김대중.김종필 공조 냉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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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내각제를 매개로'찰떡 공조'를 과시하던 DJP공조가'여권이 가세한 내각제 개헌논의'와'경제 영수회담'이란 복병에 걸려 주춤하고 있다.DJP유지냐,아니면 YS-DJ,YS-JP의 신(新)공조체제 출현이냐는등 갖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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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가 29일 청주지구당 정기 대의원대회에서“지금은 내각제 운운할 때가 아니다”“후보단일화는 시간을 두고 해결할 문제다”운운 한 것은 DJP공조의 차질 가능성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균열조짐이 표면화된 것은 국민회의 金총재의 여야 경제영수회담 제의부터.자민련 김종필총재가 즉각 불쾌감을 표출했다.여권의 내각제 공론화로 한껏 상승세를 타던 JP로선 DJ가'경제회생'이란 빅 카드를 들고 나와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받아들였음직하다.

여기에 DJ가 사전 교감없이 영수회담을 전격 제안해버린데 대한 섭섭함까지 더해졌다.김용환(金龍煥)총장은“사전에 연락받지 못했다”며 떨떠름해 했고,일각에서는 “공조고 뭐고 다 끝났다”는 성급한 반응까지 나왔다.JP는 한걸음 더 나아

가“4월1일 영수회담에서 연내 내각제 개헌문제를 공식 거론하겠다”면서 DJ를 경계했다.

JP를 자극하는 내용은 다른 곳에서도 발견된다.DJ가 경제 영수회담을 제의하기 직전 청와대와 사전 교감(交感)을 가졌던 흔적이 그런 부분이다.

DJ의 한 핵심참모는“영수회담 개최를 파격적으로 야당이 제기하려는데 대통령이 이에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의중을 사전에 타진해보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며 자민련의 시비를 되레 어이없다는 식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자 자민련 일각에서“DJP에서 DJ-YS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어린 소리가 즉각 이어지는 것이다.

반면 DJ쪽에서는 조용기(趙鏞基)순복음교회 당회장과 김장환(金章煥)수원침례교회 담임목사가 청와대와 JP를 오가며 양쪽 의중을 타진하는등'깊은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국민회의 전신인 평민당이 외톨이가 된 3당합당

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 가슴졸이고 있는 것이다.

경제 영수회담이 DJP공조 균열의 전주곡이 될지 여부는 불확실 하지만 서로를 못믿으며 서먹서먹해하는 관계가 당분간 지속될 소지는 충분하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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