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산층 살리기 TF … 바이든 부통령 진두지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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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의 윌밍턴에서 미 ABC 방송과 당선 후 첫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윌밍턴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1일(현지시간) 심각한 금융 위기 상황에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미 중산층 가정을 돕기 위해 백악관 안에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이 이끄는 태스크 포스(TF)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는 이날 성명을 통해 “차기 정부는 미국 중산층의 생활여건 개선과 복지 향상을 위해 헌신할 것이며, 그들이 백악관 업무에서 최우선적이고, 중심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백악관이 직접 나서 취업난과 부동산 가격 하락, 신용 경색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중산층 가정의 삶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이 진두지휘할 TF에는 보건복지·교육·노동부 장관 등이 참여하게 되며, 다음달 20일 대통령 취임 후 곧바로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책을 맡은 바이든도 이날 부통령 당선 후 ABC방송과의 첫 인터뷰에서 “중산층 가정 자녀들의 대학 진학과 방과 후 프로그램 등 미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직결되는 문제들을 직접 살피고 고충을 해소하는 일을 수행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TF 활동과 관련해선 “경제는 오바마 정부의 최우선 목표이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또 이날 인터뷰에서 부통령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금까지 이뤄진 모든 각료 인선 결정 과정에 참여했으며, 내가 추천했던 사람 대부분이 그대로 오바마의 낙점을 받았다”며 “나와 오바마의 생각이 상당 부분 같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로부터 외교·안보뿐 아니라 경제와 정치 분야에서도 주요 의사결정이 내려질 때 ‘부통령이 항상 그 자리에 있도록 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며 “오바마로부터 부통령 후보 제의를 받았을 때 ‘나의 판단을 듣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부통령 후보 자리를 원치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고 공개했다.

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국무장관 지명과 관련해선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고 가까운 친구인 힐러리와 대화를 나눴으며 힐러리도 내 의견을 듣고자 했다”며 “그녀에게 국무장관직 제의가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역대 부통령 중 최고의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딕 체니 현 부통령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바이든은 “체니가 부시 대통령에게 한 권고나 조언은 미국의 외교정책이나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체니의 역할이 결코 내 자신의 모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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