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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유대감 결여 … 죄책감 없이 범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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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형민(37·사진) 부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를 위해 전국의 교도소·구치소에 수감 중인 다수살인범 25명과 대면 인터뷰를 했다. 그는 “다수살인범을 심층 면접한 결과 판결문이나 수사기록과 달리 복잡한 살인범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영철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연구 목적의 인터뷰에는 더 이상 응하지 않겠다’고 거절당했다고 한다.

-수사기록과 어떤 부분이 다른가.

“수사기록이나 판결문은 범행 동기를 돈이나 1차적인 감정 문제로 단순화한 경향이 있다. 안양·군포 20대 여성 연쇄살인범 김모(28) 판결문엔 그가 자동차할부금 등 빚 때문에 범행을 한 것으로 돼 있다. 그는 면담에선 ‘그거 아니거든요’라며 부인했다. ‘성폭행 사실을 감추려고 우발적으로 첫 번째 살인을 했다가 살인 자체의 쾌락에 빠졌다’는 게 본인 설명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인터뷰 대상자는.

“정남규였다. 그는 어떤 순간이 제일 좋았는지를 설명할 때 눈에서 빛이 나는 듯했다. 마음이 섬뜩했다.”

-다수살인범들과의 인터뷰 과정은 어땠나.

“일반인들과 이야기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20~30대 중에는 여전히 외부에 대한 공격성을 드러내는 이도 있었다. 충남 보령의 이웃집 일가족 살해범인 이모(32)는 ‘내 아버지도 죽이려 했는데 동생이 말려 못 죽인 게 한’이라며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변 사람 모두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는 것은 사회와 유대감이 거의 없다는 걸 의미한다. 사회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들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자)가 아닌가.

“범행을 과장하거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점 등에서 보면 그런 측면이 있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란 용어는 ‘원래 타인에게 해를 끼치도록 태어난 사람’이란 의미다. 범행을 전적으로 개인 책임으로 돌리게 되는 측면이 있어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인 사람은 없다. 교정이나 교화 활동이 필요한 이유다.”

◆공동 기획=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상기(연세대 법대 교수) 원장·박형민 부연구위원, 중앙일보 정효식·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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