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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몽 열풍 “아이들 식성까지 바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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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남들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개구쟁이 소시지 원숭이 코코몽. [사진=올리브스튜디오 제공]

“우리 아이가 ‘코코몽’을 보더니 소시지를 못 먹겠다고 합니다. (소시지로 만든 원숭이인) 코코몽한테 미안하다면서요” “저희 딸은 ‘코코몽’ 시청이 끝나면 꼭 냉장고 문을 열어 내용물을 확인합니다”“국에 들어 있는 파를 항상 골라내던 아들이 ‘코코몽’ 덕분에 파를 좋아하게 됐답니다”.

80여 개국에 수출된 ‘뽀로로’가 수 년째 절대강자 자리를 지켜오던 유아 애니메이션·캐릭터 시장에 강력한 도전자가 나섰다. 올리브스튜디오와 투니버스가 공동기획하고 현재 EBS에서 방영 중인 ‘냉장고나라 코코몽’(목·금 오전 9시)이다. ‘코코몽’은 파와 닭, 당근과 당나귀 등 동물과 먹거리를 결합시킨 귀여운 캐릭터들이 냉장고 속에서 벌이는 모험 이야기다.

2월에 시작한 ‘코코몽’은 올해 평균 시청률 2.47%로 EBS 방영 프로 중 상반기 1위,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오랜 인기 프로인 ‘방귀대장 뿡뿡이’‘뽀롱뽀롱 뽀로로’를 추월한 성적이다. 주 시청층인 만 3∼5세 점유율도 39.6%로 두 프로를 앞섰다. <표 참조>


완구·출판 등 부가사업에서도 6개월 만에 매출 9억여 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CCTV 방영 확정을 비롯해 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대만 등에도 방영권과 부가사업권이 팔리는 등 해외 진출도 순조롭다. 올리브스튜디오 민병천 대표는 “현재 유럽·아시아 국가들과 진행 중인 협상을 고려할 때 내년에는 세계 60여 개국에 방영권이 팔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뮤지컬로도 제작된다. ‘코코몽’은 26부작(회당 11분) 3D 디지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비 30억원이 들었다. ‘코코몽’ 돌풍을 일으킨 남다른 캐릭터 개발 과정을 들여다봤다.

◆코코몽 경쟁률은 800대 1?=등장하는 캐릭터는 모두 11가지. 소시지원숭이 코코몽, 삶은 계란반쪽 토끼 아로미, 홍당무당나귀 케로, 새우튀김강아지 오몽, 무·버섯하마 두리, 오이악어 아글, 파닭 파닥, 도토리 악어새 토리, 완두돼지 삼형제 두콩·세콩·네콩 등이다. 이들을 결정하는데 3년의 시간이 걸렸다. 수박개구리, 만두사자, 우유쇠고기, 배추애벌레, 튀김강아지, 메추리오리 등 생각해낸 ‘먹거리+동물’ 조합 스케치만 40매짜리 파일로 10권이 넘는다. 결국 ‘아이들이 싫어하는 채소’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의 짝짓기로 방향을 잡았다.


잘난 척하는 개구쟁이 주인공 코코몽은 이 조합의 예외. 제작진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캐릭터다. 소시지 문어, 푸딩 원숭이 등 “경쟁률이 800대 1”이라고 농담할 정도로 셀 수 없이 많은 후보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소시지 원숭이’는 제작진이 야식으로 라면과 소시지를 먹다 떠올렸다. 즉시 편의점에서 온갖 종류의 소시지를 사와 만들었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소시지가 엄마들이 건강상의 이유로 꺼리는 식품이라는 이유에서다. 코코몽을 ‘콩으로 만든 소시지’로 설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엄마·아이 160여 명 설문조사=제작진은 경쟁력 있는 캐릭터 발굴을 위해 서울·경기 지역 30, 40대 주부 60명, 만 3~6세 아동 100여 명을 대상으로 1인당 1시간 30분에 걸쳐 설문조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주 시청층을 만 3∼5세로 압축했다. 캐릭터 인기순위도 여러 차례 변했다. 처음에는 당나귀 케로였다가 ‘슈렉’의 동키가 인기를 끌면서 요리사 아글, 골목대장 코코몽 순으로 이동했다. 여자아이들한테는 꽃을 사랑하는 아로미가 1위였다. 52부작으로 제작 중인 시즌2에서는 레몬쥐, 고구마두더지, 브로콜리코알라 등이 추가로 등장할 예정이다.

◆성우 녹음 먼저, 애니 제작 나중에=‘코코몽’캐릭터들의 입 모양을 유심히 보면 우리말 대사가 대부분 일치한다. 아이들이 캐릭터에 친근감을 쉽게 갖게 되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동영상을 보며 녹음하는 통상적인 경우와 달리, 투니버스 성우들이 목소리를 먼저 녹음한 후 거기에 맞춰 애니메이션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보통 하나의 캐릭터를 수십 명의 애니메이터가 담당하는데, 녹음된 목소리를 들으며 작업을 하니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하는데도 효과적이었다”는 게 민 대표의 자랑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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