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가족운동 캠페인 - '중년기 여성의 갈등' 세미나 개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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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구상에서 유례없는 급속한 경제발전을 위해 남편들이 직장에서 밤낮없이 고된 일을 했다면 전업주부들도 남편과 자녀들을 돌보느라 몸을 불살랐습니다.”

“직장생활을 해온 여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체력과 경쟁력에서 자신을 잃게 되고 사회생활에 쫓겨 인간적으로,그리고 여성으로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못해왔다는 생각이 들어 허무감을 느끼게 됩니다.”이는 대부분의 중년여성들이 갖고 있는 생각

들.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으로'건강가족운동'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중앙일보사와 한국건강가족실천운동본부(총재 黃俊植)는 21일 두번째 월례 세미나로'중년기 여성의 갈등'을 개최했다.

서울 현대중앙병원 소강당에서 열린 이 세미나에는 3백여명의 중년여성들이 참가해'중년기 여성의 갈등'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숙명여대 김명자(金明子.가정관리학과)교수는“자녀가 결혼등으로 독립하게 되면 그동안 관심범위를 자녀로

국한해온 여성들은 상실감과 실망감을 경험하게 된다”며“애정의 대상을 가족에서 사회로 확대시키는 봉사활동은 상실감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그래서 늘어난 시간과 안정된 경제력을 새로운 시작의 기회로 활용,종교생활과 봉사활동을 해

볼 것을 제안했다.

고려대 한성열(韓聖悅.심리학과)교수는“중년기 여성들은 그동안 사회화과정에서 형성된 여성스러운 행동과 가치관을 벗어버리려는 경향을 보인다”며“적극적.독립적.자기주장적인 남성적 경향이 강해지면서 사회참여 욕구가 증가하기도 한다”고 말

했다.

토론 참석자들도“중년여성들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또 한가지 토론주제는 고부갈등.그동안 며느리 입장에서 겪어왔던 고부관계가 시어머니 입장으로 바뀌게 된 까닭이다.

명지대 박부진(朴富珍.문화인류학)교수는“고부갈등은 어머니와 아들 관계가 정서적으로 지나치게 의존적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분석한후“가족의 중심축을 부부로 옮겨 평등하고 친구같은 부부관계를 만들 때 고부갈등도 해소된다”고 말했다.

토론자인 서울가정법원 조성숙(趙成淑)조정위원은“고부간에 서로 칭찬해주면서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갈등해소의 열쇠”라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중년기 갈등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닥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제2의 사춘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슬기롭게 넘겨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고 환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지영 기자〉

<사진설명>

'중년기 여성의 갈등'을 주제로 열린 제2회 건강가족 세미나는 인생의 고비를 슬기롭게 넘기려는 중년여성들로 성황을 이뤘다. 〈오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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