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식 금융사기 거래조직 국내도 침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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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내란 상태를 유발한 알바니아의 피라미드식(다단계 판매방식) 금융상품과 유사한 피라미드 국제 금융거래 조직이 국내에 침투,1천1백여명의 회원을 가입시켜온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지검 외사부 박성득(朴成得)부부장검사는 19일 미국에 본거지를 둔 피라미드식 금융상품 거래조직을 운영한 혐의(방문판매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공철진(孔哲眞.49.무역업)씨등 6명을 구속하고 최성기(崔成基.49)씨등 9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미화 1백89~2백달러의 가입비를 낸뒤 4명의 하부 조직 회원을 확보하면 1백60~2백달러의 보상금과 별도의 배당금을 주는 방식으로 회원수에 따라 최고 월 1만2천7백64달러(약 1천1백만원)의 수익이 보장된다며 회원가입을 권유해왔다고 말했다.

구속된 孔씨는 96년7월 스위스인으로부터 미국에 본거지를 둔 테라 리브라 상품을,같은해 12월 이탈리아인으로부터 필 상품을 각각 소개받아 이를 국내에 도입한뒤 자신이 운영중인 건강식품 다단계 판매조직을 이용해 회원을 모집한 혐의다.

검찰은 서울.부산등 전국에서 1천2백여명이 이들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孔씨가 2천달러의 배당금과 5천달러 상당의 신탁계좌를 배당받는등 상부 조직책만 배당금등을 챙겼을 뿐 대부분의 가입자들은 수익이 없었다고 밝혔다.검찰은

통상산업부를 통해 미국에 이들 회사의 인터넷등을 통한 다단계 금융상품 거래규제를 요청키로 했다.

◇알바니아식 다단계판매=알바니아 사태는 일정액을 예금한 뒤 신규 예금 가입자를 모아오면 연 6백%의 배당을 보장한다고 가입자를 유혹한 투자회사 부도가 원인이 됐다.

알바니아 다단계판매는 1명이 4명을 끌어들이고 그 4명이 다시 4명씩(16명)끌어들이는등'새끼치기식'확장으로 전국민의 7분의 1인 50만명을 끌어들였다.

이 방식은 금융회사가 정상적 투자및 자금운용으로는 예금주에게 보장한 고율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 신규 가입자의 예금 원금이 지급이자로 탕감돼 버려 신규가입이 중단되면 부도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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