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치않는 방향으로 진보라는 용어 쓰여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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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경제 5단체 주최로 국회의원 당선자 초청 리셉션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수영 경총회장, 강신호 전경련 회장, 김재철 무역협회장, 천영세 민노당 원내대표,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형수 기자]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이 모처럼 자기 목소리를 냈다. 辛의장은 28일 "정동영 전 의장은 '개혁적 실용주의'라는 말을 잘 썼지만 나는 '실용적 개혁주의'가 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오찬간담회에 참석해서다. 그는 "실용주의만 강조하다 보면 원칙을 등한히 할 수 있다"며 "개혁목표가 없는 단기처방으로는 장기적 국가운영이 모호해진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려운 개혁일수록 오래 걸리므로 오히려 먼저 해야 한다"고 했다.

辛의장은 '이념정당' 논란에 대해서는 "전통적 관점의 보수.진보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전날 노무현 대통령이 연세대 특강에서 한 "보수는 '가급적 바꾸지 말자'는 것이고, 진보는 '고쳐가며 살자'는 것"이라는 말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굳이 열린우리당의 이념을 묻는다면 중도 개혁"이라며 "진보라는 말은 그동안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쓰여 왔다"고도 했다.

구체적인 정책현안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사회보장제도와 관련, 辛의장은 "한나라당과 (생각에) 차이가 좀 있는 것 같다"며 "특히 건강 문제만큼은 국고를 더 들여서라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사문제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辛의장은 "외자유치의 최대 걸림돌이자 기업인의 최대 관심사가 노사문제"라며 "생산시설 점거, 사업장 출입 저지, 비조합원에 대한 조업 방해, 폭력.파괴.협박,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등 5대 불법행위에 대해 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를 주최한 대한상의 박용성 회장은 인사말에서 "탄핵정국과 총선이 끝난 만큼 이제는 상생과 화합을 통해 민생안정과 경제회생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선하.강병철 기자<odinelec@joongang.co.kr>
사진=장문기 기자 <chang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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