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철 관광공사 사장 “유엔 관광기구 총장에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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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국관광공사 오지철(59·사진) 사장이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 사무총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UNWTO는 154개 회원국을 거느린 정부간 관광기구다. 한국인 최초로 UNWTO 사무총장에 도전장을 내민 오 사장을 만났다. 그는 본지 인터뷰에서 두 가지 사실을 분명히 밝혔다. 하나는 “UNWTO의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겠다”는 출마의 변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관광공사 정규 직원을 최소 20% 줄이는 조직개편안이다. 두 사실 모두에서 오 사장의 강력한 개혁 의지가 읽힌다. 아래는 일문일답.

-UNWTO 사무총장에 출마한 이유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인지도는 아직도 낮다. UNWTO 사무총장으로서의 활동이 한국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리라 판단했다. 한국인의 국제사회 진출이 미미한 현실도 중요한 이유다. 현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외하곤 유엔 산하 통틀어 사무총장 이상 급은 전혀 없다.”

-원래 계획했던 출마인가.

“사실,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다. 내년이면 환갑이다. 편안한 생활에 안주할 수도 있는 나이다. 그러나 그 나이에도 새로운 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한 할아버지의 결정이, 꿈을 읽은 젊은 세대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실제로 오 사장은 올해 할아버지가 됐다)

-주요 공약은.

“현 사무처장인 요르단의 탈레브 리파이가 선거에 출마한다고 들었다. 내 공약이 그쪽에 흘러들어갈 수 있어 당분간은 공약 발표를 미루고 있다.”

-선거전략이라도 공개해달라.

“UNWTO의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겠다. 말만 무성한 국제기구, 이틀씩 모여 앉아 결의안이나 하나 발표하고 해산하는 국제기구는 더 이상 필요 없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놓고 회의를 진행하겠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이라면.

“관광산업은 세계 모든 나라에 가능성이 열려있는 유일한 분야다. 특별한 기술이나 대규모 자본이 없어도 가능한 산업이다. 저개발 국가로서는 사회 발전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인 사무총장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당선 가능성은 큰가.

“현 사무총장 프란체스코 프란기알리가 1998년부터 장기집권하고 있다. 요르단 후보가 사무총장에 당선되면 비슷한 체제가 다시 이어진다는 얘기다. 현 체제의 장기집권에 물린 회원국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사무총장 임기는 4년이고, 2번 연임이 가능해 사무총장은 최대 12년까지 재직이 가능하다.)

-선거 준비 와중에도 관광공사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기존 6본부 체제를 4본부 체제로 축소하고, 면세점·골프장 등 일부 수익사업 부문을 민간화한다. 이에 따라 현재 정규직원 750여 명 중 최소 20%에 달하는 인력이 줄어든다.”(파견업체 소속 계약직 직원까지 포함하면 모두 300여 명의 인력을 줄이는 셈이다.)

-사실상의 구조조정으로 보인다.

“맞다. 그러나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아니다. 아울러 관광 인프라를 넓히는 업무에 역량을 기울이고, 요즘 시대의 화두인 녹색관광을 전담하는 녹색관광팀을 신설할 계획이다. 외국어에 능통한 젊은 인력이 27개 해외지사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도 넓힐 생각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올해 안에 속초항·목포항 면세점을 폐쇄하고, 다른 업체는 계약이 끝나는 대로 차례로 민영화를 실시한다. 늦어도 2012년까지 모두 완료될 것이다.”

-관광공사 조직개편이 해묵은 관광수지 적자를 메울 수 있을까.

“올해 외국인 관광객은 약 69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관광수지 적자폭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최근의 원화 하락이 주요인이지만 일본·중국 등 인근 국가에 집중 홍보한 정책의 결실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유효하다. 조직개편도 이와 같은 방향에서 이뤄졌다.” 

글=손민호 기자 , 사진=주은희(NOV 스튜디오)

◆UNWTO=유엔 세계관광기구. 1975년 설립됐고 본부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다. 회원은 154개국이고, 한국은 57년 정회원이 됐다. 사무총장 출마 예정자는 내년 2월까지 후보자 등록을 마쳐야 한다. 선거는 내년 5월이다. 이사회에서 선출하면 전체 회원이 참석하는 총회에서 의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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