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발술 신고식 강요말것 - 고려대 교수 校紙 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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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압적인 사발식은 안돼요.”

매년 3월에 갖게 되는 고려대 신입생 신고식인'사발식'에 대해 이 학교 김민환(金珉煥.신문방송학)교수가 고대신문에 그 유래를 밝히며 비판과 함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 화제.

사발식이란 냉면그릇 가득히 막걸리를 부어'단숨'에 마시는 신입생 필수코스.고려대생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도모한다는 목적아래 오리엔테이션과 단과대학.고교 동창회.동아리등에서 한사람이 최소한 서너번은 반강제적으로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金교수에 따르면 고려대의 이런 의식은 일제때부터 유래됐으며 당시는'쩨쩨하게' 냉면그릇에 막걸리를 담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주전자에 가득 부어 마셨다는 것.학생 대부분은 술을 토해내면서도 억지로 마셨는데 이는 총독부 치하의 그릇된

교육을 토해내고 새로운 민족교육을 받겠다는 저항의식의 표현이었다고 한다.

주전자 대신 냉면그릇이 사용된 것은 70년대부터로 70,80년대는 군사독재의 그릇된 제도교육을 거부하는 뜻이 담겨있었다.

金교수는 지금은 신입생들이'소년시절'을 청산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한편 그는“사발식에서는 집단의 힘으로 개성이 억압되는 경우가 많으며 심할 경우 히틀러 잔당이 되살아난 것이 아닌가하는 폭압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때도 있다”고 비판도 잊지 않았다. <고수석.장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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