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3사 자동차 在庫 10만대 다시 위험수위-경영난 가중.하치장 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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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산차가 국내외에서 모두 잘 팔리지 않아 현대.기아.대우등 주요 자동차회사의 재고가 또다시 1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말 총파업으로 생산이 줄면서 함께 줄었던 재고가 최근에는수출 및 내수 부진으로 다시 급증세로 반전하고 있다.자동차업계의재고가 위험수위에 육박하면서 경영난도 가중되고 있다.또 3,4월에는 통상 판매성수기를 맞았으나 판매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7일 현재 국내 자동차 3사의 재고는 9만3천6백대로 이들 3개사의 신차 하치(荷置)능력(7만7천7백대)을 넘어섰다.여기에 쌍용.아시아.현대정공등 다른 자동차회사의 재고를 합하면 10만대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자동차재고는 지난해 10월말 10만4백99대를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여 왔다.

통상산업부 공식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현재 국내 전 자동차업체의 재고는 총 8만8천4백3대였다.이는 적정재고량(통상 1주일분인 7만대 수준)을 웃도는 수치라고 통산부와 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지난달 27일 현재 회사별 재고는 현대가 3만2천6백대로 가장 많고 대우 3만대,기아 2만1천1백50대,쌍용 3천68대,아시아 1천5백85대등의 순이었다고 통산부는 밝혔다.

특히 1,2월 두 달 동안 자동차생산량은 36만2백67대,판매량은 30만7천6백94대를 각각 기록했다.이 기간중 생산량에서 판매량을 뺀 산술적 추가재고물량만 5만2천5백73대에 달했다.

통산부 관계자는“자동차업체들의 공격적 영업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등으로 인한 내수부진으로 재고가 급격히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김만유(金滿猶)현대자동차 이사는“시중경기가 피부로 느낄 만큼 좋지 않아 판매가 갈수록 어렵다”며“예년 같으면 3,4월은 자동차가 많이 팔리는 시기지만 올해는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대우자동차 자금담당관계자는“시설투자가 많았던 자동차업계는 최근 금리상승으로 차입금을 갚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회사들은 판매부진등으로 지난해 순이익이 95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매출액이 95년(10조3천3백92억원)보다 11% 늘어난 11조5천억원이었으나 순이익은 전년도의 1천5백67억원 보다 45%나 감소한 8백68억원에 그쳤다.순이익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총 2천8백억원의 비용손실을 초래한 캐나다자동차공장의 철수여파가 주요인이라고 현대는 설명했다.기아자동차도 6조6천7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도의 5조6천8백85

억원보다 16%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전년도의 1백15억원에서 70억원으로 39% 줄었다.

반면 대우자동차는 지난해 4조3천5백억원의 매출과 2백5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됐다.95년 매출액 3조4천7백억원,순이익 1백5억원에 비해 매출은 25.4%,순익은 1백38% 각각 증가했다.

〈박의준.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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