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서 본 자동차 신경향-세계 車시장 全方位 경쟁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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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세계자동차 시장의 무차별 전방위경쟁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 6일 개막,16일까지 일반에 공개되는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모터쇼에는 선진 메이커들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 경쟁이 다원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유럽업체의 경우 그동안 차종별.가격대별로 차별화된 시장에서 벗어나 틈새상품을 개발하는등 전 모델생산(풀라인업)체제를 확산함으로써 '전차종 경쟁체제'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업체들도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스포츠레저용 차량(SUV)시장을 노려 쿠페.카브리올레.로드스터등 기존에 없던 차종을 개발함으로써 이같은 경쟁체제에 대응하고 있다.

이번 모터쇼에 나타난 업체별 신규 참여분야는 벤츠가 초소형 승용차인 스마트카,소형차인 A클라스,SUV인 M-클라스,다목적 차량(MPV)인 비아노등 신모델및 틈새상품을 내놓았다.

벤츠는 C.E.S클라스등 준중형.중형.대형등 고급승용차 위주의 생산체제에서 소형차 분야에 이르기까지 생산모델을 대폭 확대해 세계시장의 전방위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중 A클라스는 9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처음 소개된후 4년만인 이번 제네바모터쇼에 양산제품을 내놓았다.이 모델은 올 가을부터 시판될 예정인데 판매가는 약 3만마르크(약 1천6백50만원)로 예상된다.

폴크스바겐그룹은 초소형 승용차인 피코와 아로사,대형차인 파사트V-8등을 이번 모터쇼에 새롭게 선보였다.

초소형차인 아로사는 기존 소형차인 폴로의 플랫폼을 12㎝ 가량 줄여 개발한 것으로 미국 포드의 카(Ka),프랑스 르노의 트윙고등 초소형차들이 경쟁상대다.

이 차종 역시 폴크스바겐이 최초로 진출하는 분야다.아로사의 예상판매가는 1만6천5백마르크(9백만원대)로 1천만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또 가장 수요가 큰 준중형차 시장의 경우 프랑스의 르노는 메간느 모델을 세단-해치백-미니밴-쿠페-카브리올레등으로 형태를 다양화하는 시리즈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업체들이 생산차종과 가격대를 점차 하향화하는 추세인 반면 한국업체는 유럽에서 급속히 시장이 늘어가는 SUV.MPV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업체들이 소형.저가차시장을 노려 점차 톱다운(하향화)전략을 펴고있는 것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보텀업(상향화)전략을 펴고 있다.

이번 모터쇼에 새롭게 출품된 것은 현대자동차 티뷰론의 카브리올레 모델과 대우자동차 라노스의 카브리올레 모델.

대우의 T-100 카브리올레는 지난해 시판을 시작한 신형 소형차 라노스를 변형한 것으로 대우 최초의 카브리올레 차종.

이 차는 유럽 소비자들의 스타일에 맞춰 설계했으며 내년말부터 본격 시판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쿠페인 티뷰론을 카브리올레 스타일로 바꿔 이번 모터쇼에 내놓았다.

이 차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도 소개된 제품이다.이로써 현대는 쿠페.카브리올레의 두가지 SUV 차종을 갖추게 됐다.

또 기아자동차는 스포츠카 엘란,쌍용자동차는 지프형 승용차인 무쏘와 코란도를 각각 내놓고 유럽의 SUV.레크리에이션 차량(RV)시장을 노리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서로 다른 시장에서 따로 움직이던 선진 메이커와 국내 업체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영수 기자〉

<사진설명>

제네바 모터쇼에 출품된 승용차들.위로부터 벤츠의 A클라스,현대의 티뷰론

카브리올레,대우의 T-100 카브리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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