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회사 말레이시아산 준중형차 수입에 고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삼성.현대.대우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말레이시아산(産) 승용차수입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한국.말레이시아 양국간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적 고려차원에서 완제품 수입이 불가피한 점을 인정하지만 차를 들여온후의 대책이 난감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1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말레이시아 방문때 대한(對韓)무역적자 해소에 관심이 많았던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완성차 5백대를 수입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현재 정부는 현대.삼성.대우등 자동차 회사를 갖고 있는 그룹들이 이를 수입,판매해주도록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재계 관계자는“현대종합상사가 주간사 회사가 돼 삼성물산과 ㈜대우등 3개사가 말레이시아의 프로톤사가 만드는 준중형 승용차 프로톤을 수입하는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프로톤사는 말레이시아의 국민차 사업체로 미쓰비시와 말레이시아 정부의 합작회사.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정부의 요청을 받고 말레이시아산 자동차수입문제를 검토하고 있으나 차종.가격.애프터서비스 문제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말레이시아 차를 들여와 제대로 팔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자동차업계도 말레이시아산

자동차가 품질이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데다 특히 애프터서비스의 문제가 있어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는 쉽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일부 업체는 이 차를 들여와 일반에 판매하지 않고 계열사 공장구내에서 활용하는 방안등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대해 통상산업부 관계자는“말레이시아 자동차 수입은 그동안 말레이시아에 수출을 많이 했던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이 문제는 동남아지역 교역확대라는 국익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4~5월께 마하티르총리가 방한(訪韓)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자동차 수입문제를 포함한 양국간의 통상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한편 한-말레이시아 교역에서 한국은 지난 95년 4억3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13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박의준.홍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