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박사 부부, 호주 대학 강단 ‘동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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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년차인 이두원(28·사진·左)·최보배(29·右)씨 부부는 말 그대로 24시간을 함께한다. 둘 다 KAIST 경영공학 박사과정으로, 아침 9시 나란히 붙어있는 연구실에 나와 밤 10시 함께 퇴근한다.

이 남다른 잉꼬 부부가 내년 3월 나란히 교수가 된다. 그것도 호주의 명문 뉴캐슬대(University of New Castle) 같은 학과 소속이다. 2월 졸업과 동시에 둘 다 경영대 회계재무학과 조교수급으로 가게 됐다.

둘 다 KAIST에서 학·석·박사를 받은 ‘토종’이다. 남편 이씨는 전기전자공학을 거쳐 재무를, 부인 최씨는 산업공학을 거쳐 회계를 전공했다. 토종 부부 교수의 해외 진출은 드문 일이다.

“결혼 전에도 같이 기숙사에서 생활해 거의 하루 종일 봤는데, 호주에서까지 붙어 있게 됐네요. 함께하니 적응도 쉬울 것 같아요.” 부인 최보배씨의 말이다.

이들 부부는 경영공학 석사 시절 처음 만났다. 관심사가 비슷하고 공동연구를 하는 좋은 동료였다. 이들은 지난해 6월 신혼여행을 학회가 열리는 뉴질랜드로 떠났다. 결혼식 전날까지 학회 발표 준비와 논문 작성으로 정신없던 최씨를 돕기 위해 남편 이씨도 학회 일정에 모두 참석했다.

호주행은 최씨가 제안했다. 뉴캐슬대에서 회계학과 재무학 교수를 모두 선발하는 걸 알고 같이 지원하자고 설득한 것이다. 영어 채용 인터뷰를 함께 준비했다. 둘이 부부라는 건 2단계 전화인터뷰 때 남편 이씨가 처음 밝혔다.

“하지만 인터뷰 담당자가 냉정하게 ‘그런 건 상관없다. 우리는 순수하게 실력으로만 뽑는다’라고 했어요. 그래도 공동 연구를 활발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좋게 봐준 것 같아요.”

두 사람의 관심사는 놀랄 만큼 비슷하다. 투자자 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화두다. 공학적인 시각으로 금융을 연구하되 최씨는 회계, 이씨는 재무 측면에서 본다. 이미 함께 쓴 논문도 여러 편이다.

포부를 물어봤다. “호주 주식시장은 한국과 비슷하니 연구할 게 많을 것 같습니다. 뉴캐슬 대에 한국 관련 수업이 없는데 한국 비즈니스 문화도 가르치고 싶습니다.”(이씨)

“한국 회계가 세계화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국제 회계기준을 먼저 도입한 호주 사례가 한국에 시사하는 게 있지 않을까요. ”(최씨)

두 사람은 욕심 많은 것까지 닮았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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