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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어 세계 2위 외환 보유국까지 … 또 다른‘달러 안전장치’갖게 된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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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중국과의 통화 스와프(맞교환) 한도가 늘어나면 한국은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갖게 된다. 심리적인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외환보유액 2000억 달러’ 유지에도 한결 여유가 생긴다. 미국에 이어 세계 1, 2위 외환 보유 국가가 후원을 한다는 보증서를 받는 것이기도 하다.

마지막 조율 단계까지 오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우리는 일본·중국과의 스와프 확대가 절실하지만, 일본이나 중국은 한국 돈이 당장 필요하지 않았다. 소극적인 일본을 설득하는 데는 지난 10월 미국과 맺은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가 큰 역할을 했다. 우리 실무진은 “미국도 한국 돈을 받아서 쓸 곳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과 스와프 협정을 맺었다. 그래서 미국이 세계 지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일본을 설득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 내 정치·경제적 주도권을 놓고 일본과 중국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도 스와프 한도를 확대하는 데 큰 몫을 했다”고 말했다.

현재 한·일 양국이 맺고 있는 통화 스와프 한도는 130억 달러다. 이 가운데 30억 달러는 원화와 엔화를 바꾸는 것이고, 100억 달러는 원화와 달러를 교환하기로 돼 있다. 또 30억 달러는 언제든 바꿀 수 있지만, 100억 달러는 외환위기 같은 비상 상황이 벌어져야만 교환할 수 있다.

양국은 이번 기회에 한도를 300억 달러로 늘리고 평상시에 교환할 수 있는 금액도 늘리기로 의견 접근을 봤다. 하지만 달러로 바꾸는 한도를 늘리는 것이 난제다. 우리 입장에선 원화를 달러로 바로 바꾸는 게 낫지만, 일본은 한국이 엔화를 받아가서 시장에서 달러로 바꾸기를 선호한다. 지나치게 많이 오른 엔화값을 낮추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는 40억 달러인 통화 스와프 한도를 최대 300억 달러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우리는 원화를 주고 달러를 받기를, 중국은 원화와 위안화를 교환하기를 각각 원하고 있다. 송민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세부적인 내용에 따라 효과가 조금 달라질 순 있지만 통화 스와프 한도를 확대했다는 자체가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격적으로 발표된 한·미 통화 스와프 협정과 달리 이미 원칙적인 합의가 있었던 사안이어서 시장에서 대형 호재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닷새째 상승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값은 전날보다 35.3원 떨어진 1358.5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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