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첫 선…간접투자 門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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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부동산 간접투자시대의 문이 활짝 열린다. 리츠(REIT's)와 더불어 대표적인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부동산펀드가 다음달 첫선을 보인다. 부동산펀드는 지난달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시행되면서 새로 도입되는 금융상품으로 자금을 모아 부동산 개발이나 임대사업 등에 투자한 뒤 벌어들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특히 최근에는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매쿼리.로담코 등 외국계 '큰손'들의 빌딩 매입이 가속화되고 있어 부동산 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펀드 출시 임박=부동산펀드는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리츠와 비슷하다. 그러나 리츠는 주로 기업의 구조조정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반면 부동산 펀드는 투자대상에 제한이 없다. 리츠처럼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 필요가 없어 운용이 자유로운 점도 부동산펀드의 매력이다.

대부분의 부동산 펀드들은 연 7~8%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달성하도록 설계된다.

한국투자증권 홍성룡 고객자산관리부장은 "주택단지 건설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빌딩 등을 매입해 임대수익이나 매각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며 "부동산펀드 시장의 규모가 4~5년 내에 20조~30조원대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신운용은 오는 6월 초 5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경기도 용인시 삼가지구 아파트 신축사업에 자금을 빌려준 뒤 대출이자와 수익금 등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시행사가 소유하고 있는 땅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아파트 분양 여부와 관계없이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맵스자산운용도 경기도 파주시 출판정보산업단지 내 고급 빌라촌에 투자하는 450억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6월 초 선보일 예정이다. 목표 수익률은 7%이며 미분양시 고액 투자자에게 분양기회가 주어진다.

이 밖에 삼성투신운용과 KTB자산운용 등도 다음달 중순 판매를 목표로 임대용 빌딩 등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투자 유의점=부동산펀드는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원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투자한 아파트 단지나 빌딩 등이 분양이 안 되거나 임대가 되지 않으면 이에 따른 손실은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또 펀드의 운용기간이 보통 2년 이상으로 길고 '폐쇄형'으로 설립되기 때문에 중도환매가 불가능하다. 불가피하게 운용기간 중 원금을 돌려받으려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펀드를 매매하면 되지만 최근에는 수익증권의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단기투자를 노리고 부동산펀드에 가입했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투신운용 상품전략팀 정성환 차장은 "투자대상 부동산의 사업성과 수익성을 따져보고 미분양시 권리보호와 같은 안전장치는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전문인력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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