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실크로드 미술' 권영필 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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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2천여년 전부터 동서양 문물.문화교류의 징검다리였던 실크로드.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하는 역사의 명소다.출판계에서도 실크로드 탐험서나 관광안내서,그리고 각종 연구서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고려대 고고미술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가 현지 탐사와 오랜 연구 끝에 펴낸 이 책은 무엇보다 실크로드 미술의 고유성에 초점을 맞춘다.주로 서양학자들의 눈으로 해석돼온 연구 대신 실크로드 미술의 특수성을 탐구한다는 의미에서다.이러한 특징을 저자는'소박성'이라는 한 단

어로 요약한다.실크로드의 중심지인 중앙아시아는 물론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이어지는 실크로드 미술품에는 질박함과 단순성,그리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공통적으로 스며들었다는 입장.그리고 이같은 시각을 확장시켜 실크로드의 기점을 중국의

시안(長安.현재 西安)으로 잡고 있는 기존학설에 맞서 우리나라 경주까지 실크로드를 연장해야 한다는 독특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대 로마의 유리등이 경주 일대 고분에서 출토되는 사실을 기억할 때 결코 무리한 주장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열화당.3백20쪽.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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