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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시드니 轉訓地를 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내가 이렇게 고생하는걸 집사람이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하루 일과(훈련)를 마친 한화 포수 조경택(27)의 넋두리다.조경택의 넋두리 속에서 얼핏 한화의 훈련 강도를 짐작할 만하다.

이곳 시드니는 현재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서 내리쬐는 태양은 수은주를 30도 이상 끌어올리고 있는데다 바람한점 없다.

주민들의 이야기로는 10여년만에 찾아온 무더위라고 한다.그러나 한화 선수단의 훈련분위기는 이같은 열기보다 더 뜨겁다.

고교시절'노히트 노런'의 주인공이었던 노장진이 군복무를 마치고 3년만의 화려한 복귀를 위해 진땀을 뻘뻘 흘리고 있고 올해 입단한 이성갑은 연신 빠르고 묵직한 공을 뿌려대며 선발 진입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이들 두 투수의 집념과 기

량은 송진우.한용덕.정민철.이상목.신재웅등 터줏대감들을 위협할 정도다.또 지난해 MVP였던 좌완 구대성도 허리 디스크 수술 경과가 좋아 올해 마무리 등판에 이상없다는 소식.

단 한명뿐인 잠수함 투수 최호원도'왕년의 핵잠수함'박동수 신임투수코치의 지도를 받아 공끝이 달라졌다.타격 연습때 최가 던지는 배팅볼에 타자들의 방망이가 계속 헛돌자 강병철감독은“와,볼 빠르네”라며 흐뭇해하는 모습.

8개 구단의 전력을 살피기 위해 이곳에 온 KBS 하일성 해설위원은“한화의 투수력은 지난해보다 훨씬 강해졌다.강팀의 면모가 보인다”고 평했다.

강감독은“지난해 부상으로 활약하지 못했던 장종훈을 비롯해 정경훈.김용선.오중석이 완전히 회복됐고 군복무를 마친 이민호.신인타자 백재호의 가세로 포지션마다 2명 이상의 선수가 버티게 돼 안정감을 찾았다”고 말한다.

매년 시즌을 앞두고“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입을 다물던'짱골라'강감독이“올해엔 한번 해볼만 하다”고 입을 열 정도.호주에서 불고 있는'한화 바람'이 프로야구무대를 강타할 지 두고 볼 일이다. [시드니=성백유 기자]

<사진설명>

호주에서 전지훈련중인 한화 이글스 투수들이 공을 이용한 유연성 훈련을

하고 있다. [시드니=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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