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남성들 격식보다는 편안한 패션 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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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예술과 패션의 도시라 불리는 파리.

최근 출장길에 방문한 파리의 거리는 건물 양식과 조각들,여기에 오가는 사람들의 패션감각이 어우러져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파리지엥(파리의 남성)들이 연출하는 패션의 특징은 세대간 구분이 적절하다는 것이다.젊은이는 젊은이답게,중년은 중년답게 위치와 역할.나이에 맞게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듯 싶었다.

경제적 여유가 덜할 수밖에 없는 젊은이들은 운동화에 진팬츠 차림이 대부분이다.여기에 패딩점퍼와 가죽재킷으로 애써 꾸미지 않은 듯한 캐주얼한 분위기를 한껏 살려냈다.간혹 캐시미어.울 소재의 롱코트에 머플러를 곁들인 정장 차림도 눈에

띈다.정장 수트는 자신의 피부색을 돋보이게 하는 너무 무겁지 않은 색상의 콤비 스타일이 많았다.놀라운 것은 재킷속에 드레스 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매기보단 니트 셔츠 안에 실크 스카프를 맨 모습이 일반적이라는 것.이처럼 정장차림인

경우라도 격식을 차려 입었다기보다 편안한 인상을 주는게 파리 남성들만의 돋보이는 패션 감각인 듯하다.

또 한가지 젊은 남성들의 옷차림에서 눈에 띄는 것은 비닐 코팅류등 최신 유행소재보다 면.울같은 전통적 소재를 선호한다는 것이다.또 옷차림은 단순하게 하면서 가방이나 머플러.구두등 소품 연출에 더욱 신경을 쓴게 느껴졌다.옷차림에 어

울리는 소품 연출은 쉬워보이지만 결코 따라하기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젊은이들 못지 않게 중년의 멋쟁이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것도 파리 거리풍경의 특징.세련됨과 우아함이 담긴 '선배'들의 옷차림을 보고 자란 젊은이들이 자신을 효과적으로 가꿀 줄 아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지나치게 젊은이

위주로,최신 유행 따라잡기에만 급급한 한국의 거리패션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정희경<코디오 실장>

<사진설명>

파리 거리에서 종종 마주치게 되는 진팬츠.재킷과 셔츠 차림의 젊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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