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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국토포럼] 전주비빔밥, 맛+웰빙 비벼 세계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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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전북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에서 전주시의 위탁을 받아 즉석비빔밥을 생산하는 (주)전주비빔밥 공장. 콩나물·고사리·도라지·시금치·생채·버섯·당근 등 일곱 가지 나물이 색동옷처럼 화려하게 어울린 비빔밥 그릇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쉴 새 없이 돌아 나온다. 생산 라인에는 경력 7~8년의 숙련된 직원들이 손길 한 번으로 각각의 야채를 20g씩 정확히 담아낸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즉석비빔밥은 한 시간에 800~900개. 이들 비빔밥은 국내 소비는 물론 해외로 수출도 된다.

한국식품연구원 권대영 박사는 “맛·영양 측면에서 비빔밥은 일본·태국 음식 이상으로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문화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위해 건강과 장수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등 영양학적 측면의 연구개발(R&D) 투자와 브랜드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식 ‘으뜸 브랜드’=한국전통음식연구소가 지난해 11월 외국에 있는 한국음식점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한식 베스트 12’를 선정했다. 이 중 비빔밥은 불고기·삼계탕·잡채 등을 따돌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꼽혔다.

최근 외국인들에겐 웰빙 음식으로 인정받는다. 콩나물·미나리·고사리 등 철 따라 바뀌는 30여 종류의 야채가 들어 있고 뿌리·줄기·잎을 고루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 신동화(식품공학) 교수는 “비빔밥은 각종 재료·양념들이 섞여 자아내는 미묘한 맛이 매력”이라며 “섬유소와 비타민이 풍부하고 콜레스테롤이 적어 현대인의 건강에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전주시가 10월 주최한 향토음식경연대회 에 나온 비빔밥들. 기발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소재를 동원한 비빔밥은 비빔밥의 세계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다. [전주시 제공]


한국식품연구원의 연구 결과, 비빔밥 1인분 한 그릇(밥 200g, 고추장 30g, 나물 10가지 140~150g 기준)의 열량은 557㎉로 한식 평균치(833㎉)보다 크게 낮다. 하지만 단백질(24.8g)·비타민C(32㎎)·섬유소(16.6g) 등은 다른 음식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주비빔밥 공장의 직원들이 즉석 비빔밥에 들어갈 나물들을 분류해 용기에 담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도 연간 30만 달러어치를 수출한다. [전주=프리랜서 오종찬]

◆현지화 전략 시급=전주시는 2000년대 초부터 비빔밥의 세계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 가족회관·갑기회관·고궁·한국관·한국집·성미당 등 전주 시내 유명 음식점과 손을 잡고 2년간의 작업 끝에 비빔밥 재료·조리법을 표준화했다. 그동안 음식점마다 제각각이던 비빔밥을 녹색(시금치·애호박·미나리·은행), 흰색(콩나물·도라지·무), 빨간색(당근·대추·고추장·육회), 검은색(버섯·고사리·다시마·김), 노란색(호두·잣·계란) 등 다섯 가지 색(오방색)을 기본으로 했다. 또 사골 국물로 밥을 지은 뒤 노란 황포묵을 올리는 것으로 전주비빔밥을 브랜드화·표준화했다. 이를 특허 등록하고, ‘비비미’라는 캐릭터도 개발했다.

한국식품연구원과 함께 개발한 전주의 즉석비빔밥은 국내에서 연간 20억~30억원어치가 팔린다. 2005년 10만 달러로 출발한 수출은 올해 30만 달러, 내년 40만 달러를 예상한다. 초기엔 미국·일본에 집중됐지만 프랑스·영국 등 유럽과 채식을 선호하는 중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전주시의 비빔밥 관련 예산은 연간 1억원에 불과하다. 해외 홍보비와 비빔밥 전문점 지원 용도다. 전주시 박경희 한식계장은 “일본 스시의 경우 수십 년간 수조원을 투자해 세계적인 음식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비빔밥 소스·메뉴를 다양한 하는 등 현지화 전략도 요구된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비빔밥 비비기·시연회 등 이벤트성 행사를 줄이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개발하겠다”며 “국가 차원의 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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