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키신저에게 방문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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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 민주당 주변에서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달 미국을 방문했던 북한 관리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에게 방북을 요청했다고 미국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4일 밝혔다.

그는 워싱턴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뉴욕을 찾았던 북한 외무성 이근 미주국장이 키신저에게 북한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키신저는 “미국 대통령이 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달라고 부탁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해체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조건이 맞아야 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친민주당 성향의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는 최근 공개한 정책제안서에서 “오바마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하면 100일 이내에 북한에 특사를 파견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은 “오바마가 외교안보 정책의 큰 틀을 잡은 뒤 한반도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가다듬으려면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므로 취임 100일 내에 북한에 특사를 보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관측하고 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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