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holic] 송도‘자전거 도시’차질 … 시의회, 예산 전액 삭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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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송도국제도시의 내년 자전거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돼 송도를 ‘자전거 국제도시’로 건설한다는 구상이 차질을 빚게 됐다.

3일 인천시의회·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시의회 산업위의 내년도 예산 심의에서 송도국제도시 자전거 전용도로 개설을 위한 예산 26억48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 예산으로 내년에 송도 2·4공구의 기존 자전거 겸용도로 9㎞를 전용도로로 바꾸고 9.6㎞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신설할 계획이었다.

인천경제청은 내년 사업을 시작으로 53.3㎢의 송도국제도시에 전체 110㎞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연차적으로 개설하는 친환경 교통망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유럽식 공공 자전거 시스템을 도입, 도시 내부의 교통 흐름을 자전거와 대중교통 위주로 짠다는 구상이다. 송도국제도시는 평탄한 해안 매립지인 데다 신개발 계획도시여서 국내 어느 도시보다 자전거 교통문화가 앞당겨 정착될 것으로 기대돼 왔다.

인천시의회 관계자는 “송도에는 현재 지하철 건설 공사 등 국제도시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므로 대형 공사들이 마무리된 뒤 일괄적으로 자전거도로를 개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내년 자전거 전용도로 계획 구간은 공사 현장과는 무관하게 이미 주민들이 입주해 있는 아파트·학교 밀집 지역”이라고 밝혔다.

이소희 자전거사랑 인천본부장은 “자전거 전용도로는 친환경 도시 건설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자전거도로는 도시 개발 사업과 동시에 설계·건설돼야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천시의 내년도 시내 자전거 교통망 구축 예산 313억원은 시의회 건설위 심의에서 원안 통과돼 대조를 보였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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