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자동차 새모델 미국 시장 본격 공략-딜러망 늘리고 홍보 총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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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시장을 잡아라'-. 올들어 국내 주요 자동차메이커들의 미국시장 공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대우.쌍용자동차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 일류 메이커가 되기위해서는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일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아래 이 지역에 대한 수출과 광고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대미(對美)수출 대수를 지난해 11만7천3백대에서 2000년엔 20만대로 늘릴 목표아래 전사적인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올해 수출목표는 13만대. 현대는 현재 소형차 위주의 수출에서 쏘나타등 중형 고급차 중심으로 바꿔 현재 50%에 머물고 있는 중.대형차 판매비율을 2000년까지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위해 올부터 미국시장에 티뷰론을 포함한 4개 신모델을 투입하고 딜러도 현재 4백70개에서 2000년에는 5백70개로 늘리기로 했다.현대는 미국지역 광고비를 지난해 1억6백만달러에서 올해는 1억3천만달러,2000년에는 2억5천만달러로 늘려 현대차 이미지를'저가차(低價車)'에서'믿을수 있는 차'로 바꿀 계획이다.

15일 현대자동차 고위 관계자는“최근 2~3년간 새 시장 개척과 합작투자사업 추진등 생산기지 다각화에 주력한 나머지 미국시장이 너무 보수적으로 운영돼왔다”며“올해부터 미국시장 개척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우자동차도 10월 미국시장에 첫 진출키로 했다.대우는 이를 위해 미국을 4개 지역으로 나눠 별도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라노스.누비라(준중형),프린스 후속모델인 V-100(중형)등 3개 차종을 동시판매할 계획이다.

대우는 미국시장 진출 첫해인 올해는 3만대를 수출하고 내년부터는 연간 10만~15만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대우는 이밖에 2000년까지 전기자동차 양산체제를 갖춰 북미지역에 수출하고 천연가스 자동차(NGV)도 올해부터 호주.미국 등의 지역에 수출키로 했다.기아자동차도 현재 2백8개인 현지 딜러망을 연말까지 3백50개로 늘리고 수출도 지난해 4만7천4백대에서 올해엔 8만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기아는 또 그동안 세피아와 스포티지만 미국에 수출했으나 올해부터 크레도스 수출을 적극 추진중이다.기아는 미국 북동부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판매망을 크게 늘릴 계획이며 지난달말 워싱턴에서 전략회의를 열었다.

쌍용자동차도 오는 10월 처음으로 내놓는 대형승용차(프로젝트명 W카.3천2백㏄)를 미국에 수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세계 유명메이커의 각축장인 미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품질 모두 경쟁력을 가져야하는데 현재 엔화약세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우리 기업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25만대로 지난해(21만5천9백대)보다 18.5% 늘린다는 계획이다.미국 자동차시장은 세계 자동차시장의 25%선(연간 판매규모 1천5백만대 가량)을 점하고 있으며 한국업체의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1.5%선에 불과하다. 〈박의준 기자〉

<사진설명>

국내 자동차3사가 대미 수출 주력상품으로 꼽는 자동차들.위로부터

티뷰론(현대).세피아(기아).누비라(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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