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한보.삼미 難題해결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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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포항제철이 협상 마무리단계인 삼미특수강 설비인수에 이어 한보철강 위탁경영까지 맡게돼 곤혹스런 분위기속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 삼미 인수에 최소 6천억~7천억원이상의 목돈이 필요한데다한보의 위탁경영엔 포철이 자금지원은 않기로 했지만 인력 지원.
원자재조달등 많은 과제들이 쌓여있다.
특히 포철이 이들 부실화된 대형기업을 조기에 정상화하지 못할경우 자칫 초우량기업 이미지가 실추될 위험마저 있어 포철 핵심간부진은 연일 대책회의를 갖고 있다.
포철은 95년,창사이래 최대규모인 8천3백억원,지난해엔 국내기업중 최대인 6천1백억원의 흑자를 냈다.올해는 9천3백억원의흑자를 내.창사이래 최대이자 국내 최대'라는 양대목표를 동시에달성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갑자기 혹처럼 달린 2개의 난제를 떠안게된 것이다.
◇삼미특수강 설비인수=포철은 삼미의 국내(창원)공장 설비와 북미(미국.캐나다)법인을 이원화해 우선 국내공장부터 인수한뒤 북미지역은 추가로 인수한다는 방침.
삼미의 3개 국내공장중 강판을 제외한 봉강.강관등 2개의 특수강 설비만 인수키로 이미 삼미측과 합의가 됐다.인수금액을 놓고 막판 협상중으로 곧 계약체결이 될 전망이다.포철은 6천5백억원,삼미는 최소 1조원을 주장하고있다.
포철 입장에선 자신들의 주장대로 계약한다 해도 6천5백억원의큰 돈이 필요한 상태.물론 포철은 계속된 대규모 흑자로 유보자금이 풍부하고 재무구조도 튼튼하지만 광양5고로,냉연4공장등 대형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별도의 인수자금 부담 이 생긴 것.
북미공장은 삼미측이 3억~4억달러로 자산실사를 했으나 포철은인수는 하되 서두를 것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한보 위탁경영=포철 입장에선 자금지원 부담은 없더라도 삼미못지않은 짐이 될 공산이 크다.
첫째는 인력문제.포철은 11일 13명의 임원을 한보에 파견한데 이어 1백50명의 직원을 파견키로 했다.
이들은 포철의 정예 사원들이다.
포철은 매출 9조원규모의 거대기업을 30여명의 임원이 관리하는 소수정예주의를 지켜왔는데 한보에 이어 곧 인수할 삼미에도 인력을 보내야해 고민하고 있다.
또 위탁경영과정에서 한보의 냉연공장엔 공급이 빠듯한 포철의 핫코일을 원료로 공급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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