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차 뉴타운과 3차 후보지로 거론되는 '후발 뉴타운'과 인근 재개발 지역이 달아오르고 있다. 2차 뉴타운 가운데 입지가 좋은 한남.노량진 뉴타운 등지의 단독주택.다세대주택 지분(나중에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는 권리)값이 두달 새 평당 최고 600만원이나 치솟았다.
지난달 서울시가 3차 뉴타운 선정작업에 착수한 뒤 송파구 거여동.영등포구 신길동 등의 재개발 구역도 매물이 들어가면서 호가가 강세다.
특히 지난 20일 2차 뉴타운 12곳 중 처음으로 마포구 아현뉴타운의 개발기본구상안이 발표된 데 이어 다음달까지 나머지 11곳의 개발안이 나올 계획이어서 투자분위기는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주택거래신고제 등 각종 규제로 주택시장 전반이 가라앉자 이쪽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2차 뉴타운 중에서 지분 값이 많이 뛴 곳은 용산구 한남뉴타운. 지난 3월 평당 1700만원이던 10평짜리 지분은 두달여 만에 평당 2300만원까지 급등했다. 인근 제일공인 관계자는 "미군기지 이전 등 호재에다 한강을 볼 수 있는 동.호수를 배정받으면 시세차익이 클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지역 재개발 및 특별계획구역 지분 값도 강세다. 국제빌딩 주변은 평당 3500만원으로 두달 새 평당 1000만원이나 뛰었다. 삼성물산.현대건설이 하반기에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할 용산공원 남쪽지구는 한달 새 평당 500만원이 올라 평당 3800만원을 호가한다.
동작구 노량진 뉴타운의 경우 10평짜리 단독주택이 평당 1600만~1700만원이다. 두달 전엔 1300만~1400만원에 불과했다. 인근 N중개업소 관계자는 "봉천.상도동 재개발 구역의 중개업소들이 이곳으로 몰려와 투자 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강서구 방화 뉴타운도 발산.마곡지구와 화곡 저밀도지구 재건축의 재료를 등에 업고 평당 800만원이던 다세대.빌라 등이 두 달 만에 1100만~1400만원까지 올랐다.
3차 뉴타운 후보지들도 들썩인다. 구청의 후보지 신청기간(6월 말까지)이 끝나지 않았는 데도 발빠른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2차 뉴타운 지정에서 탈락한 송파구 거여.마천동 일대는 낡은 단독주택이 평당 1000만~1200만원으로 지난 2월보다 평당 200만~300만원 상승했다. 거여동 롯데부동산 이영조 사장은 "뉴타운 지정 소문이 돌면서 1억~2억원 정도를 쥔 소액 투자자들이 아파트와 재건축의 대체 투자 목적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하지만 매물이 많지 않아 거래는 잘 안 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묻지마 투자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2차 뉴타운의 경우 기본계획상 개발을 유보하는 존치지구로 지정될 경우 투자금이 묶일 수 있다.
서울시 조례 개정에 따라 다가구를 다세대로 쪼갠 지분은 소형 평형만 배정받거나 아예 아파트 배정을 못 받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3차 뉴타운 후보지는 아직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데다 해당구청이 지정 요청을 했다 해도 심의과정에서 탈락할 수 있다. 조인스랜드컨설팅 권순형 부장은 "신길동의 경우 지난해 2차 뉴타운 후보지 탈락 후 값이 내린 경험이 있다"며 "뉴타운으로 반드시 지정된다는 보장이 없고, 개발 내용 및 방식도 유동적인 만큼 몸을 사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