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전문성 갖췄다면 해외 취업 노크해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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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센터에서 한 취업희망자가 외국 구인업체 담당자와 면접을 보고 있다. IT분야 수요가 많은 편이다. [중앙포토]

국내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해외 취업에 눈돌리는 구직자들이 많아졌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등록된 해외 구직자 수는 4월말 현재 1만5000여명으로 지난해 전체 등록자(1만4000명)를 이미 넘어섰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 인력과 스튜어디스, 간호사 등의 해외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해외취업은 믿을만한 민간 알선 업체나 국가기관을 통하지 않으면 낭패를 당하는 사례도 종종 있어 주의를 요한다.

◆어떤 분야 유망한가=해외 취업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IT분야다. 특히 IT 발전 정책의 일환으로 2005년까지 관련 인력 3만명을 해외에서 수입하겠다고 발표한 일본으로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한국정보통신인력개발센터가 실시하는 일본 취업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에 건너간 사람은 212명.

한국산업인력공단을 통해 카타르.아랍에미리트 등의 중동국가 항공사 스튜어디스로 취업하는 길도 있다. 중동국가는 여성의 취업이 금지돼 있는 경우가 많아 승무원의 90%를 해외인력으로 선발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항공사에 취업한 스튜어디스는 150명 정도. 첫해 연봉은 2500만~3500만원이다.

해외 간호사에 대한 관심도 높다. 미국에 간호사로 취업하려면 국내 임상경력이 2년 이상 돼야 하며 미국 간호사 면허시험(NCLEX-RN)을 통과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의 경우 비자 발급이 용이하고, 별도의 영어시험 없이 면접만으로 채용이 결정된다.

◆어떻게 가나=산업인력공단(www.worldjob.or.kr)이나 정보통신인력개발센터(www.ihd.or.kr), 무역협회(www.kita.or.kr) 등 공공 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들 기관의 연수 프로그램 중에는 청년실업난 해소 차원에서 비용의 절반 이상을 국가에서 부담하는 것도 있다.

산업인력공단은 7월 2일까지 중앙일보ITEA㈜와 함께 일본 IT 취업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다. 40명을 선발해 내년 4월 말까지 교육시킨 뒤 일본업체에 보낸다.

교육비는 750만원이지만, 이 중 공단이 400만원을 지원해준다. 공단은 현재 일본 자동차설계엔지니어사에서 일할 연수생(모집인원 21명)과 미국 간호사 연수 희망자(100명)도 모집하고 있다.

현지 에이전시와 체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헤드헌팅업체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이들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최신 정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주의점=해외취업에 장밋빛 환상을 가지는 것은 금물이다. 낯선 땅에서 일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어학실력과 강인한 체력, 그리고 정신력이 요구된다. 영어는 토익.토플 점수도 중요하지만 현지에서 필요한 생활영어가 더 중요하다.

특히 해외 취업과 관련된 사기를 조심해야 한다. 가령 관광비자만으로 취업이 가능하다는 말에 속아 해외로 나가 일한 뒤 취업비자가 없다는 약점 때문에 임금을 떼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취업비자의 발급 요건은 나라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나 경력을 입증해야 한다.

믿을 만한 알선업체나 지인을 통해 자신이 일하게 될 기업 및 생활 여건에 대해 충분한 사전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

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지원부의 권영선 차장은 "해외취업에 성공하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언어나 직무능력을 개발하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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