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래 먹거리로 나노,생명공학 접목시키겠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90호 22면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수원의 광교 테크노밸리는 경기도가 첨단기술 연구와 원천기술 산업화의 거점을 만들기 위해 각종 첨단 연구시설을 조성하고 있는 곳이다. 올해 3월, 이곳에 거대한 연구시설이 들어섰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그것이다. 경기도가 1425억원을 들여 세운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은 100여 명의 연구인력이 참여하는 대규모 연구기관이다. 연구원 운영은 서울대에 위탁했다.

이건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원장

현재 9개 연구소와 더불어 융합기술 관련 29개 벤처기업이 입주한 상태다. 경기도 측은 “연구원의 기술이 상용화되는 2017년이면 1조65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만1500명의 고용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이건우(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사진) 초대 원장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연구원의 의미를 말한다면.
“인류의 새로운 삶을 위해 융합기술 개발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불가피한 것이다. 한 장소에 9개 최첨단 연구 분야의 대규모 융합기술연구소가 설립된 것 자체가 괄목할 만한 일이다. 마침 정부도 융합기술 분야를 지원하고 나섰기 때문에 연구원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연구원에서 개발하게 될 융합기술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한 분야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성장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미래의 성장동력은 기술 간의 융합에서 나올 것이다. 의료용 로봇 개발을 위해 나노기술에 생명공학을 접붙이고, 게임 개발을 위해 정보통신기술에 문화예술을 합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구원 산하에 9개의 연구소가 분야별로 나눠져 있는데.
“각 연구소가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과제를 중심으로 필요에 따라 합쳐져 공동 연구를 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각 연구소에 이름을 안 붙인 이유도 기술 변화에 따라 조직을 유연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다. 새로 생기는 융합과학기술대학원도 욕심 같아서는 학과 없이 가려고 했는데, 학교 내 보수적인 질서 때문에 그렇게까지는 못 했다.”
-특히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둘 계획인가.
“9개 연구소 간 공동 연구를 통해 실용 연구를 강화하겠다.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장기적인 프로젝트는 물론 눈길을 끌 수 있는 단기 과제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생태계를 교란하는 불가사리 사냥 로봇, 계단 올라가는 휠체어 등이 그 예다.”

-개원 이후 어떤 성과가 있었나.
“올해 9개의 연구과제가 확정돼 연간 25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연구기간 전체로 따지면 총 160억원 규모다. 제안 중인 30여 개의 연구과제까지 내년 중 확정되면 총예산 규모는 3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다.”

-과제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이미 확정된 과제들은 연료전지와 의료기구, 기후 모델 등과 관련한 프로젝트들이다. 추진되는 과제로는 가정용 로봇, 수술용 로봇 시스템, 암 치료 후보 물질 개발 등이 있다. ‘온실가스의 바이오 에너지 전환 시스템’ 등 신재생에너지·저이산화탄소 공학 연구도 내년 중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이 성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충분한 연구기간이 필요하다. 첨단기술 개발은 대부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다.”

-입주한 업체들에 대해 소개해 달라.
“두산글로넷·SK케미칼·종근당 등 바이오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사들과 나노 소재 개발 업체 등이 있다. 자동차 머플러(소음기)를 생산하는 업체인 세종공업은 차에서 분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해조류를 개발한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대학과 손잡고 연구원을 세운 것은 이례적이다.
“2004년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사이에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뒤 추진됐다. 공사만 4년이 걸린 셈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