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브이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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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옥정의 허연 알몸이 관 속에 들어가 누워 있었다.기달과 용태,길세와 대명이 관에 누운 옥정의 머리 방향과는 반대로 머리를두고 나란히 잠자리에 들었다.하지만 다 큰 여자가 관 속이긴 하지만 벌거벗고 자기들 옆에 누워 있다고 생각하 니 잠이 잘 올리 없었다.침을 삼키기도 하고 한숨들을 쉬어가며 몸을 뒤척이곤 하였다.
“야.딴생각들 말고 잠이나 자두라구.새벽에 계집애들 아지트 덮칠 테니까.” 기달이 짐짓 점잖게 주의를 주고는 헛기침을 몇번 하고 돌아누웠다.
새벽 두 시가 되었을 무렵,용태가 슬그머니 일어나 관으로 다가갔다.용태의 기척을 느끼고 기달이 어둠 속에서 눈을 뜨고 관쪽으로 시선을 보냈다.손전등 불마저 꺼진 방안이었지만 어디선가희붐한 빛이 새어 들어와 관 근방에서 무슨 유 령의 그림자처럼어른거리고 있었다.
용태가 관을 들여다보았다.옥정은 여전히 알몸인 채 새근새근 아기처럼 잠들어 있었다.용태가 입고 있던 속옷을 몽땅 벗고는 관으로 엎어지듯이 들어가 옥정을 덮쳤다.용태는 왼손으로는 옥정의 입을 막고 오른손으로는 옥정의 목을 누르며 옥 정의 사타구니로 자신의 물건을 밀어넣으려 하였다.
그 순간,기달이 벌떡 일어나 관으로 달려갔다.용태의 목 부분을 오른팔뚝으로 와락 감아 올렸다.
“용태 너,뭐 하는 거야? 옥정이 건드리지 않고 좀 더 지켜보기로 했잖아.” “캐액 캑,지금 처치하려고 한 건 아니야.쿠욱 쿡,그냥 한탕만 하려고 그랬어.아쿠,이 목 놔.숨이 막혀 죽겠네.” 용태가 캑캑거리며 기달의 팔에서 빠져나오려고 상체를거칠게 뒤틀었다.그 바람에 길세와 대명도 깨어나 무슨 일인가 하고 관 주위로 모여 들었다.옥정은 잠결에 충격을 받고 온몸을부르르 떨며 관 안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기달이 그 모습을내려다보고는 어투를 바꾸어 말했다.
“이것으로 옥정이 입단식은 끝난 것으로 하자.” 글 조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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