껑충껑충 뛰는 물가 걱정에 주부들 마음은 벌써 한겨울이다. 가계의 25%나 차지하는 식료품의 비중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통계청 2분기 자료). 그렇다고 마냥 우울해할 일은 아니다. 찾아보면 곳곳에 생활비 감량의 지혜가 있으니 말이다. 알뜰한 살림 솜씨로 이름 높은 와이프로거(와이프 + 블로거)들에게 식료품 값 구조조정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이승녕 기자
현씨는 “야채나 과일은 사오자마자 한 끼 분량으로 다듬어 냉장·냉동해 두면 상하지 않고 나중에 조리하기도 편하다”고 한다. 또 야채류는 눕히지 말고 다듬어 세워서 보관하는 게 좋고 과일은 씻지 않고 그대로 하나씩 포장하는 게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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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용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현씨는 “투명 용기를 쓰면 재료를 찾기 쉽다”며 “또 국이나 찌개에 많이 쓰는 각종 야채류는 한 끼 요리에 쓰고 남은 자투리들을 담아두는 그릇이 있으면 좋다”고 말했다.
육류·생선 관리에도 노하우가 있다. 얼어버리면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구분하기 쉽지 않은 데다, 때로는 언제 샀는지를 잊기도 한다. 사오자마자 구입 일자와 고기의 종류와 용도를 메모해 따로 보관하면 좋다. 생선 역시 한끼 분량으로 다듬어 구입날짜를 적어두면 낭비가 없다. 현씨는 “일주일치 장을 봐 이렇게 정리하려면 처음에는 힘이 들지만 식사 때마다 재료를 다듬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계획 없이 마트에 가면 중복으로 사들이고, 할인가에 혹해 필요 없는 물품을 집어들게 마련”이라며 “일주일치 식단을 짜두고 마트 가기 전에 냉장고 안을 살피는 것만으로도 식료품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주일 단위로 식단짜기가 그 출발점이다. 사실 식단짜기는 가계부나 일기 쓰기에 비하면 일도 아니다. 각종 블로그에서 영양가와 계절 재료를 쓴 실속 있는 식단표를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이것을 내려받아 사정에 맞게 고쳐 쓰면 된다.
아이들의 급식표도 훌륭한 참고자료가 된다. 영양가를 고려해 만든 급식표와 겹치지 않게만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준비한 식단표의 위력은 대단하다. 메뉴에 맞춰 필요한 식재료만 고르면 불필요한 물건을 사들이는 일이 확 줄고 이것만으로도 20~30%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단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나들이나 외식을 할 수도 있으니 5일치 식단표만 준비하면 충분하다는 게 유씨의 조언이다.
자투리 음식물을 이용해 깔끔하게 만들어 낸 나물밥전. [마이드림 블로그 제공]
식재료비를 줄이면 가정에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다. 환경부 생활폐기물과 박응렬 과장은 “국내 연간 음식물쓰레기 490만t의 70%가 가정에서 나온다”며 “한 사람이 매일 한 끼 분량인 270g을 배출하는데 이것만 줄여도 환경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냉장고 구조조정이 내 가정뿐 아니라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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