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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TV가이드] 세월의 갈피에 깃든 추억과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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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면

생명과학의 발달은 수명을 연장시켜 놓았을 뿐 인간의 절대 고독과 권태에 대해선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가족을 위해 세월 지나는 줄 모르고 살아왔던 한 평생. 자식의 효도도 손자의 재롱도 받아볼 겨를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가족해체를 목도하면서 노인들의 삶은 허망하기만 하다.

20세기의 격랑을 헤치고 나왔지만 21세기의 낯선 세상과 마주친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 인터넷 세상이니 디지털 세계니 하는 초고속 사회에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노인들은 무엇으로 사는 것일까. 그들은 지금의 세상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으며 후손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살다보니…'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제작된 특집 다큐멘터리. 과거를 회한하며 추억과 사랑을 간직하고 일궈가며 살아가는 여러 유형의 노인들의 인생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었다. 쓸쓸한 황혼을 보내는 노인들의 사랑이야기도 나오고, 코미디언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삼룡씨 등 왕년에 인기나 권세를 누렸던 사람들의 노년도 등장한다. 잘 살았건 못살았건, 이들의 가슴에 켜켜이 쌓인 이야기는 끝이 없다. 주름에 맺힌 사연은 깊기만 하다. 노년의 지혜는 무엇보다 귀담아 들어야 할 삶의 교과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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