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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 경험살려 대학 연극영화과 강단 진출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탤런트 조경환(53)은 요즘 새벽까지 스타니슬라프스키의 .배우수업'을 읽느라 늘 잠이 부족하다.올해부터 전주 우석대에 신설된 연극영화과 학과장으로 부임하면서 진짜 .호랑이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연극영화과 입시 경쟁률이 매년 최고를 기록하고 있고 해가 갈수록 학과도 늘어나면서 자연 여러 변화가 생기고 있다.연예인들의 강단 진출도 그 변화중 하나다.
현재 영화배우 장미희가 명지대 사회교육원 연극영화과 주임교수로,탤런트 김희애가 수원전문대 방송연예과에서,영화감독 이장호가중부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올해에는 경북경산에 위치한 대경전문대가 연극영화과를 신설하며.고래사냥'의 연극인 장두이(45),.애인'의 탤런트 유동근(42),캐스팅 디렉터이자 연기학원 MTM대표 김민성(40),SBS에서.옥이이모'.엄마의 깃발'을 연출한 성준기 PD등을 교수로 임용,오는 3월학기부터 연기학 강의를 하도록 할 예정이다. 수원전문대 실용음악과에서 95년부터 강의해온 한국 록음악의대부 신중현도 이번 신학기부터 전임교수로 임용돼 본격적인 후진양성에 힘쓰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각 대학이 연예인들에게 손짓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실전경험이 있다는 점.
89년 시간강사로 시작한 장미희는 6년만에 정교수겸 주임교수로 고속승진,현재.영화연기'.카메라연기'.연극워크숍'.연기완성'등 학기당 10시간 강의를 맡고 있다.그녀는 80년대 외유당시 파리 가톨릭대에서 역사와 문학을,미국 UCLA 에선 영화연출이론을,아메리카대와 허슬대에서는 각각 연기학과 교육학을 공부했던 경험을 십분 발휘,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지난해 한글과컴퓨터사 이찬진사장과의 결혼으로 화제를 뿌렸던 김희애도 지난해 1주일에 한번 4시간 속강을 하는 2학점짜리.
기초연기실습'으로.누나같은 선생님'으로 불리며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함께 친분관계에 있는 중견연예인을 특강형식으로 초청,실습에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연예인 교수만의 장점중 하나다.
장미희의 경우 학생들의 연기지도를 위해 장길수 감독과 배우 김명곤을,MC.리포터 강의를 위해 임백천을 초빙하는등 학생들의실습을 돕는데 막강한.인맥'을 활용하고 있다.하지만 단순히 인기만을 발판으로 강의를 맡고 싶어하는 연예인들이 늘어나는 풍토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조경환은“중견탤런트.PD들이 강단에 서고 싶다는 요청은 많지만 신중하게 조절하고 있다”며“대학에서 4년동안 배운 것보다 수습사원시절 허규선생한테 배운 실기나 이론을 지금까지 활용하고있는 만큼 보다 실질적인 교육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박인환.유인촌.최란등 시간강사 경험이 있는 연예인들과 대학원에서 공부를 마쳤거나 재학중인 김서라.손창민.배종옥.
채시라.이병헌등 꾸준한 자기관리를 해온 .학구파'탤런트들에게는.강단'이라는 제2의 인생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 망이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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