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씨는 여성부(당시 여성가족부)를 지원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보육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생각에서다. 아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8월 넷째 성현이가 태어났다. 성현이는 예상치 못한 ‘선물’이었다. 권씨는 “네 아이를 키운다는 게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며 “엄마가 일하려면 아이가 둘 이상인 게 훨씬 편하다. 아이들이 같이 놀면 엄마·아빠를 찾는 일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 광주광역시에 사는 주부 김모(42)씨는 요즘 한 살짜리 아들 진영이와 노는 게 가장 큰 낙이다. 진영이는 김씨가 결혼 15년 만에 체외수정(시험관) 시술을 통해 낳은 아기다. 2년 전만 해도 김씨에게 세상은 암흑과 같았다. 결혼 직후에는 아이가 생기지 않아도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5년이 지나자 가족과의 갈등이 시작됐다. 명절 때 시댁에 가는 것은 ‘지옥’ 같았다. 부부 싸움도 잦았다. 불임클리닉을 찾아 1년에 1~3번씩 시험관 시술을 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2년 전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시험관 시술을 했다. 17번째였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아이가 태어나자 세상이 달라졌어요. 갈등도 사라졌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공무원 권혜은씨와 회사원 천민호씨는 지금 30대 중반이지만 아이가 넷이다. 권씨 부부와 성문(7)·다솜(6)·성민(3)·성현(1) 등 네 자녀(아이들은 왼쪽부터). [김태성 기자]
박하정 보건복지가족부 저출산고령사회정책국장은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3차 베이비붐 효과’(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사람의 자녀인 1979~82년생이 혼인·출산 연령에 도달해 나타나는 효과)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불임 여성들의 모임인 ‘아가야’의 박춘선 대표는 “불임 부부들은 아기를 갖기 위해 몸이 상하는 것도 감수한다”며 “아이를 갖는다는 것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인데 그것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시험관 시술로 딸을 얻은 양숙난(36·부산)씨는 “아이를 낳았을 때의 행복감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고 말했다.
김창규·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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