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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없는 모빌오피스 실현-정보화 新풍속도 직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정보화에 가장 민감한 곳이 기업 현장.정보기술(IT)도입 여부는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정보화 열풍이 몰아치면서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과거와 판이하게 다른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LG정유 이승필 대리= LG정유 윤활유 영업팀의 이승필(33)대리는 최근 인터넷에 개설된 자사 사이버연수원에서 윤리규범과정을 이수했다.종전에는 연수원에서 꼬박 2박3일동안 집합교육을받아야 했지만 가상연수원 덕분에 업무중 짬을 이용해 교육을 마칠 수 있 었다.
이대리는 요즘 토익(TOEIC)공부를 인터넷에서 하고 있다.
매일 듣기문제와 독해문제가 5문제씩 출제되는데 풀다보면 부쩍 실력이 느는 느낌이다.그는“편하게 PC 앞에서 누구의 눈치도 받지 않고 토익을 배우니 효과가 더 있다”고 말했 다.회사로서도 직원들이 며칠동안 현업을 떠나지 않아도 되기때문에 득이다.
현재 인터넷상에 사이버연수원을 개설하고 있는 곳은 LG정유를 비롯해 LG증권.삼성그룹등인데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장성지 부장= 아시아나항공 장성지(44)부장은 퇴근후 술을 한잔 마시더라도집에 들어가면 반드시 PC를 켠다.
장부장의 PC는 회사의 메인컴퓨터에 연결돼 있어 밤낮없이 임원의 지시사항은 물론 갖가지 아이디어가 들어와 있다.
처음엔 집안에까지 일을 가져온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회사 움직임을 신속히 파악해 일을 처리하니 업무에 효율적이라고 느낀다.그는“처음엔 전자메일을 통한 의견개진이 차가운 느낌이 들 것으로 생각했는데 직접 만나서는 말못할 이런저런 얘기를 담을 수 있어 오히려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원들의 집과 회사에 전산망이 연결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삼성그룹의 통합전산망.싱글'은 임원급에 한해 집에까지 연결돼 있다.
=SDS 김세호 대리= 삼성데이타시스템(SDS) 김세호(33)대리에게.집적회로(IC)카드'는 주민등록증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는 IC카드로 사무실에 들어갈 때 문을 여는 것은 물론 구내식당에서 점심먹을 때도 이 카드로 비용을 결제한다.
그러면 음식비용이 자동적으로 월급날 봉급에서 공제된다.
그래서 IC카드를 잃어버리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IC카드 뒷면에는 조그만 집적회로가 부착돼 있는데 김대리에 관한 정보가 여기 들어있다.IC카드를 이용하면 사무실 보안에도 안성맞춤이어서 많은 기업들이 이 카드를 도입,활용하고 있다.
=한국IBM 김기홍 차장= 한국IBM 김기홍(35)차장은 그 자신이.움직이는 사무실(모빌오피스)'이다.항상 노트북.휴대폰.
무선호출기로 무장하고 있는그는 아침에 집을 나서면 회사에 가지않고 바로 고객을 만난다.그는 노트북과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찾아준다.또 전자우편으로 업무지시연락을받는다.그의 업무스케줄은 일정관리시스템에 매시간 등록,관리자는그가 언제 어디서 일하는지 본사 주컴퓨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IBM은 지난 95년7월 이 개념을 도입했는데 현재 전 직원의 50% 안팎이 모빌오피스제로 운영되고 있다.직원이 있는곳이 곧 사무실이라는 모빌오피스 개념은 생산성 향상과 직결되고있어 제일모직이나 보험회사들도 이 제도를 도입 했거나 준비중이다.
=현대車 정재수 주임= 현대자동차 정비지원팀 정재수(32)주임은 앞으로 PC를 다루는 능력이 토익만큼 인사고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그런 소신때문에 그는 최근 제1회 PC활용능력평가시험(PCT)을 보았다.일단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점수로 파악한 뒤 부족한부분을 보충하겠다는 의도다.정주임은“나를 비롯해 주위 동료 대부분이 이제 컴맹은 직장에서 도태된다는 위기위식을 지니고 있다”며“학원에 가서라도 PC를 배워야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컴퓨터실력이 중요시 되는 시스템통합업체나 삼보컴퓨터등은 직급에 따라 자체적으로 PC능력을 평가하고 있다.삼성전자 컴퓨터무료교육센터 이범희부장은“컴퓨터교육 주말반에는 절반이상이 직장인”이라며 직장인들의 컴퓨터배우기 열풍을 전했다.
=한글과 컴퓨터 김정수 대리= 한글과컴퓨터는 출퇴근 기록부가 달리 없다.이 회사 김정수(29)대리는 출근과 함께 사내에 설치된 컴퓨터시스템에 접속하면 자신의 출근이 자동 기록된다.이후외근을 하거나 회의등으로 자리를 비우게 될 때는 컴퓨터에 자신의 위치와 돌아 올 시간을 기록한다.그 사실은 네트워크로 연결돼 모든 직원들이 알게 된다. 그러다보니 회의할 때도 다른 사람의 일정을 확인하고 빈 시간을 예약할수 있다.이 자료를 토대로 야근수당등 시간외근무비는월말에 자동적으로 처리된다.특히 이회사의 컴퓨터시스템으로 인터넷 메일 송수신도 가능하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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