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됐다. 당시 그는 “지금 국민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며 세 번째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2002년 대선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지 5년 만이었다. ‘대선 3수’에 나선 그를 향해 보수 진영에선 “표가 쪼개진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결국 그는 또 한번 패배했고 ‘이회창 총재’란 직함으로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다.
그로부터 꼭 1년이 흐른 지난 7일 ‘창사랑’ 등 팬클럽과 대선 당시 지역 연락소장 등을 맡았던 300여 명이 이 총재를 위한 조촐한 기념식을 마련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 대선은 어찌 보면 무모했지만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지키기 위해 결단한 것”이라는 소회를 밝혔다고 한다. 또 “정계 복귀는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하지만 노무현 정권 때 여러 방면에서 (보수의 가치를 위협하는) 절박한 게 많았고 자유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정치권에 돌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 뒤 참석자들에게 “지역당 소리를 듣는 작은 정당이지만 전국 정당을 목표로 나라의 큰 힘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특히 “1년 전 폭풍 속에서도 함께했고 패배 후에도 위로해 준 동지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참석자 전원이 퇴장할 때까지 출입구에 서서 일일이 악수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이 총재가 지난 1년간 과거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 버린 것 같다”며 “소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총재는 최근 하급 당직자에게도 직접 자신이 전화를 걸 정도로 격식을 따지지 않는다고 한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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