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시장새풍속>12.끝.도서시장 국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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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도서출판 일빛의 이성우대표.올들어 그는 인터넷 가상서점의 하나인.아마존'(http://www.amazon.com)에 자주들른다.평소 눈여겨둔 외서(外書)를 신속하게 구하기 위해서다.
DHL을 이용할 경우 사나흘안에 책을 받을 수 있다.수입대행업체를 통했더라면 두달 가량 걸릴 작업이었다.
외서구입의 변화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전반적 출판불황 가운데 쾌속성장을 거듭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외서 수입시장.90년대 들어 연평균 20%가 넘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국제화.개방화에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해외정보를 발빠르게 습득하려는 추세의 반영이다.
확대되는 외서시장은 각종 통계로 입증된다.무역협회 집계를 보면 91년까지 3천만달러(약2백50억원)를 밑돌던 수입총액이 94년 6천만달러(약5백억원)를 넘어섰고 올해엔 8천5백만달러(약7백20억원)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해 문화체육부가 승인한 수입추천 종수와 부수도 50여만종1천1백만부를 기록,각각 94년보다 40%가 넘는 신장세를 보였다.정기간행물.전자출판물을 더하면 더욱 커져 한국외서수입협회는 올 시장규모를 1천5백억원으로 잡고 있다.정 부.기업의 연구개발 투자확대로 앞으로 매년 15%씩 성장,2001년에는 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교보문고 수입총괄과 박승규차장은“외서비중이 90년 12%에서올해 22%로 높아졌다”며“CD롬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요고객은 주로 대학.기업.연구소.정부기관.개인구매도 전체의30%에 이른다.특히 최근에는 앞의 경우처럼 인터넷 주문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시간이 생명'인 현대사회에서 빠른 정보획득이 경쟁력의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예컨대 미국 도서도매상과 연계,국내 PC통신망을 통해 1백50여만권의 정보를 제공하는.하나정보'에는 현재 1만여명의 회원이 가입된 상태다.
교보문고도 내년중 미국 최대 유통업체.베이커 앤드 테일러'의목록을 받아 인터넷 판매체제를 구축,외서구입이 한결 손쉬워질 전망이다.
일반인에 인기있는 분야는 문학.경제.경영서등.올초 교보문고에서는 소설.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원서가 번역서보다 많이 팔리는기현상도 벌어졌다.이밖에 .죽은 시인의 사회'.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등이 외서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고전.추리소설을 간추린.오디어북'도 영어공부에 관심있는 손수운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초등학교 영어과목 채택으로어린이용 학습교재가,해외여행 자유화로 각국 지도.여행안내서가 불티나게 나간다.
반면 지난해 서울대가 국내업체와 손을 끊고 외국과 직거래를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외서시장을 파고들려는 외국 도매상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져 국내업계의 긴장감 또한 높아지는 상황이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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