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일본시리즈 5차전 선발서 빠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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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사진)이 6일 일본 사이타마현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언스와의 일본시리즈 5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시리즈 4경기에서 12타수 1안타(타율 0.083) 삼진 8개로 부진했던 게 이유지만 선발에서 아예 제외된 것은 예상보다 강력한 조치다. 이승엽은 이날 5차전 5-2로 앞서던 9회 초 1사 2루에서 대타로 나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요미우리는 7-3으로 승리, 3승2패로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6차전은 8일 오후 6시15분 도쿄돔에서 열린다.

이날 경기에 앞서 무라타 신이치 요미우리 타격코치는 이승엽에 대해 “유인구에 타격폼이 무너지고 있다”며 따로 개인훈련을 지시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9회 볼카운트 1-2에서 원바운드 볼에 하프스윙을 하는 등 여전히 불안한 자세를 보였다.

요미우리 스태프는 전날부터 이승엽을 자극했다. 이하라 하루키 수석코치는 이승엽이 4차전에서 3연타석 삼진을 포함, 4타수 무안타에 그치자 “단기전에서 성적이 나쁜 선수를 그대로 두면 흐름이 계속 그렇게 가버린다”며 경질을 시사했다. 결국 요미우리는 4차전에서 일본시리즈 18년 만의 완봉패(0-5)로 2승 2패가 되자 라인업에 손을 댄 것이다.

이승엽 자신은 “컨디션은 좋지만 나쁜 공에 손을 대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시인했듯 그는 심리적 슬럼프에 빠져 있다. 볼에 방망이가 쉽게 나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상대와의 수 싸움에서 지기 시작하면서 스윙까지 망가졌다. 일본시리즈에 파견된 SK 와이번스 전력분석팀 관계자는 “이승엽이 타석에서 너무 많이 고민하고 있다. 칠 공을 빨리 정하고 자신 있게 스윙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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