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함께>‘돈좀 벌어 봅시다’펴낸 공인회계사 김희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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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천8백만원을 9년만에 1백배인 18억원으로 불린 김희상(39)씨.직장생활을 성실하게 꾸려가면서 여유시간으로 일군 재산증식이라면 더더욱 믿기 어렵다.그 중간에 공인회계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그래서인지 그에게는 남성 위기같은 그늘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재테크 컨설턴트로도 뛰고 싶어한다.그가 최근 펴낸 ‘돈좀 벌어 봅시다’(길벗 刊)는 재테크 컨설턴트로서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인 셈이다.

“재테크는 작은 위험부담으로 더 높은 수익을 올리는 확률게임이지요.재테크라면 적어도 경기흐름을 정확히 짚어내는 안목이 뒷받침돼야 하고 약간의 배짱도 필요하지요.보통 사람들에게 그런 안목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일찍이 그 싹을 보였지만 그의 재산증식은 그만한 노력과 연구가 바탕이 되었다.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한국의 경제구조와 비슷한 일본연구였다.일본경제사를 포함해 대만출신의 일본경제학자로 재테크의 대가라는 추융한(邱永漢)의 저서까지 수십권을 탐독하면서 재테크기술을 익혀나갔다.경기흐름에 따른 투자 유형이 서서히 잡히기 시작했다.절대로 경기흐름을 역행해서는 안된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그는 아파트·주식·소프트웨어회사 설립등 경제환경에 따라 투자아이템을 바꿔나갔다.첫번째 아파트투자에서 딱 한번 실패했을 뿐이다.지금은 아파트·금융재산등이 18억원에 이른다.그의 재테크가 얼마나 빈틈없었는지를 말해주는 한가지 사례.부모님의 생활비를 충당하는 방법이 그것이다.부모님 명의로 아파트를 산 뒤 그 아파트의 전세금에서 얻어지는 이자로 생활비를 지급했다고 한다.좀 영악하다 싶지만 지혜인 것만은 사실이다.

“정보의 왜곡과 편재현상이 심각해요. 증권회사가 내놓는 자료를 보세요.주가가 떨어지면 언제나 ‘지금이 바닥’이고, 오르면 언제나 ‘지금이 시작’이라는 식이지요.언론도 그렇습니다.예컨대 부동산이 오를 기미를 보여도 부동산 투기 과열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기사화하기가 어렵지요.그 피해는 정보접근 기회가 적은 일반 투자자들이 뒤집어 쓰게 되지요.”

현재 그가 꼽는 투자유망분야는 역시 아파트다.상승의 폭과 속도가 문제일 뿐이라는 예측이다.아파트가격이 급등했던 70년대 말의 경우 전세가 집값의 90%였고 87년에는 70%였다.그 차이는 70년대말 경험에서 얻어진 ‘학습효과’때문이라고 풀이한다.그가 제시하는 적절한 전세값은 집값의 50~60%선.지금은 70~80%로 강한 상습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재테크는 해외의 흐름까지 파악해야 한다. “미국에서 금리가 올라가면 미국계 주식투자자금이 미국채권에 투자하려고 빠져나가기 때문에 국내주가가 떨어져요. 멕시코의 외환위기도 강건너 불이 아닙니다.우리나라를 비롯한 중진국의 컨트리 리스크가 높아가고 외국 주식투자자금이 빠져나가서 주가가 곤두박질치게 되지요.”

80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84년부터 한국IBM에서 10년간 근무한 뒤 지금은 공인회계사 사무실을 열어놓고 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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