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귀국허가 받은 월남 마지막 대통령 두옹 반 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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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자유월남의 마지막 대통령으로 프랑스에서 15년간 망명생활을 해온 두옹 반 민(80) 전 월남대통령이 4일 베트남 정부로부터 귀국 허가를 받았다.
베트남 정부의 이번 결정은 남북 지역간의 반목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한 제스처로 알려졌다.
게다가 그는 과거 월남의 독재정권과 친미노선에 대항해 전쟁종식을 요구했던 중도파로 베트남 정부로서도 큰 부담이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여생을 고국에서 보낼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지난 75년 4월30일 사이공이 월맹군에게 함락되기 전까지 그가 대통령에 재직한 기간은 불과 2일.
예비역 4성장군 출신으로 월남 상.하양원 합동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대통령에 추대된 후“같은 민족끼리 피를 흘리며 싸울 순 없다”며 월맹군에게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63년에도 군사쿠데타로 당시 고 딘 디엠 정권을 몰아낸 후 3개월만에 역(逆)쿠데타에 의해 축출돼 4년간 태국에서 망명생활을 보냈다.
귀국후 그는 당시 티우정권의 독재와 친미노선에 저항해“국민은월남정부와 베트콩 어느 한쪽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양측의 대타협을 주창했었다.
지난 71년 대선때는 티우 대통령의 유일한 경쟁후보로 나섰다가 선거부정을 규탄하며 사퇴하기도 했다.
6척 거구의 불교신자로 느릿한 말투에 조용하고 상냥한 성품을지녀 국민들로부터.빅 민'이라고 불렸던 그는 월남이 패망한 직후 집단수용소에서 지내다 지난 81년 가족들과 함께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근교에서 살아왔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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