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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천5백여년 페르시아역사 '중동의 寶庫' 이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사막 위에 작열하는 태양,모래바람,낙타….
중동의 이란에 대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단어들이다.그러나 가까이 다가가 한겹 벗겨본 이란은 전혀 달랐다.맑은 강,푸른 나무,탐스런 과일등이 있는 사계절을 지닌 나라였다.북쪽 알람쿠산 셈샤크리조트에서 스키를 즐긴 뒤 2시간정도 차 를 타고 달리면 카스피해에서 수상스키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2천5백여년의 역사를 지닌 페르시아왕국 이란은 고색창연한 고대 유적과 경제발전을 꿈꾸며 치솟는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란 관광은 테헤란에서 시작하는게 좋다.해발 1천4백의 고원에 있는 수도 테헤란은 덥기는 커녕 가을의 쌀쌀한 날씨를 느낄수 있을 정도다.
테헤란의 명물은 호메이니묘.79년 이슬람혁명과 함께 팔레비왕을 몰아내고 이란 국민을 종교적.정치적으로 휘어잡은 호메이니가사망(89년)하자 국민들의 성금을 모아 묘를 건립하고 성역화했다.각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해 호메이니묘를 찾은 이란인들은 유리방 안에 있는 묘를 향해 기도하고 성금을 넣는다.테헤란에서 남쪽을 향해 비행기로 1시간정도 달리면 쉬라츠에 닿는다.이곳에서는 페르시아의 첫 왕조인 아케메네스왕조의 창시자 퀴로스대왕의묘와 절정기 다리우스1세가 건립한 페르세폴리스를 볼 수 있다.
페르세폴리스는 쉬라츠공항에서 북동쪽으로 60㎞쯤 떨어진 사크로스 산밑에 있다.왕궁 규모는 13만5천평방에 달한다.
동쪽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인도까지,서쪽으로는 이스라엘.이집트.
알제리까지 정복한 다리우스1세는 끝이 보이지 않는 국토를 28개 도로 나누고 3개의 큰 왕궁도시를 건립했다.페르세폴리스는 그 중 하나.기원전 518년부터 쉬라츠에 봄의 거 처로 페르세폴리스를 세운 것은 이곳이 봄에 섭씨20도를 유지하는 지역이기때문이다.
큰돌을 이용해 높이 12의 축대를 세운 뒤 여기에 다시 높이 16나 되는 돌기둥 72개가 도열한 왕의 접견실을 비롯,연회장.침소.보물창고등이 1백80여년에 걸쳐 건립됐다.그러나 알렉산더대왕의 침략과 함께 불타버린 페르세폴리스에는 현재 일부 기둥과 조로아스터교의 아흐라마즈다신,사탄과 싸우는 다리우스1세의 모습,각국 조공행렬등의 부조가 남아있을 뿐이다.이맘광장이 있는에스파한도 이란의 볼거리.해발 1천5백75의 고지대에 자리잡은에스파한은 테헤란과 쉬라츠의 중간쯤 에 있다.
샤압바스 통치시대에 건립된 이맘모스크(사원)는 이란관광의 절정.광장 입구로부터 오른쪽으로 꺾여 메카(이슬람교의 본산지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있음)를 향해 우뚝선 모스크는 52 높이의 돔과 하니콤양식의 탑문이 타일로 수놓여 화려함의 극 치를 보여준다.모든 이란의 사원과 마찬가지로 이맘광장에도 바자(시장)가 있고 1백% 실크를 자랑하는 수공카펫과 갖가지 수공예품이 눈길을 끈다.
에스파한에는 사막을 적시는 자얀데루강이 흐르고 강위에는 알리베르디한교(33문교).파제교등 역사적인 다리가 5개 있다.다리밑에는 전통찻집들이 있어 강물에 비친 달빛을 즐기며 차 한잔을마실 수 있다.에스파한에서 테헤란까지는 고속도로 를 택했다.이란에는 카비르사막.루트사막등 전형적인 모래사막도 있지만 6시간정도 걸리는 이 길은 미국 텍사스에서 볼 수 있는 듯한 사막을가로질러 놓여 있다.
〈테헤란=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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