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음반프로듀서 베이비 페이스 손만 대면 빅히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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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휘트니 휴스턴.머라이어 캐리.보이스 투 멘.토니 브랙스턴.마돈나….기라성같은 팝 스타들의 음반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히트 제조기'라 불리는 명 프로듀서 베이비 페이스(37)가그 주인공.
음반프로듀서란 국내에선 아직 정착되지 않았지만 기획.연주.음악지도.녹음등 음반 제작의 전 과정을 지휘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영화감독이나 방송PD의 역할과 비슷하다.
음악계에서는 곧잘“만약 비틀스가 브라이언 엡스타인을 만나지 못했다면…”“마이클 잭슨에게 퀸시 존스가 없었다면…”이란 가정법으로 프로듀서 역할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똑같은 작곡자,똑같은 가수의 노래라도 프로듀서에 따라 음악적완성도는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이 분야에서 베이비 페이스는 90년대를 대표하는 독보적 인물이다. 그의 위력은 빌보드 차트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가령 지난 23일자 차트에는 에릭 클랩턴의.체인지 더 월드',토니 브랙스턴의.유어 메이킹 미 하이'등 베이비 페이스의 손을 거친 작품 4곡이 30위 이내에 들어있다..마이더스의 손'이란 그의 또다른 별명이 결코 과장이 아님이 여기 서 드러난다. 그는 최근 7~8년 사이에 모두 16곡의 차트 1위곡을 포함한 48곡의 톱10 히트곡을 탄생시켰고 전세계적으로 모두 7천2백만장의 음반 판매 실적을 올렸다.그래미상도 6번이나 받았다. 베이비 페이스는 주로 리듬 앤드 블루스 분야의 히트곡을 많이 만들어 냈고 그가 키운 가수도 흑인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인종에 상관없이 폭넓은 사랑을 받는다.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감미로운 멜로디와 화음을 강조하는데다 부담없고 적당하게 경쾌한 리듬을 즐겨 사용하기 때문에.이지 리스닝'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
그가 발굴해낸 보이스 투 멘의 데뷔곡.엔드 오브 로드'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기록을 깨고 13주동안 차트의 정상을 지켰고 이후 팝음악계에 남성 중창그룹이 줄이어 나오는 계기가 됐다.
베이비 페이스는 가수로서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프로듀서로서의본업에 바쁜 와중에도 자신의 솔로 음반을 내고 있는데“중이 제머리 못깎는다”는 우리 속담과는 정반대로 밀리언 셀러를 기록해왔다. 이달초 국내에도 발매된.더 데이'는 네번째 솔로 음반인데 그는“생후 3개월째인 아들이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에서 뛰노는 소리를 귀기울여 듣고 영감을 얻어 만든 음반”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블루스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과의 두번째 공동작품인.토크 투 미'와 OJ 심슨 사건에서 동기를 얻어 만든.하우 캄 하우 롱'등 10곡이 들어 있다.
빌보드 6위에 오른 첫 싱글.디스 이즈 포 더 러버 인 유'는 지금까지의 스타일과 달리 정통 흑인 음악에 가깝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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