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再生부동액 車엔진 손상 위험-기기유화硏 시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지난 23일 오전 부동액을 교환하려는 승용차가 줄지어 서있는서울용산구 H카센터.
“같은 값에 1년동안 엔진에 끼어있던 부동액 찌꺼기를 1백%제거해준다”는 카센터 직원의 권유를 받고 차량 3~4대가 부동액 재생기를 이용해 재생 부동액을 갈아넣고 있다.
이 재생기는 사용하던 폐부동액을 완전히 빼내 걸러낸뒤 재주입하는 기계로.엔진청소및 부동액 교환 겸용기'로 선전돼 현재 전국 3천여 카센터에서 사용중이다.
그러나 이 재생기를 거친 재생 부동액이 차 냉각기와 엔진을 부식시켜 엔진 과열등 고장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시험결과 드러났으나 정비업소 직원이나 운전자들이 그 폐해를 모른채 사용하고 있어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중소기업청 산하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이 최근 한국자동차경정비업협회의 의뢰를 받아 국내 시판 6개 부동액 재생기에 대한 시험결과 4개업체 재생기에서 만들어진 재생 부동액이 주철등 금속부식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금속 부식현상은 폐부동액을 걸러낸뒤 재주입하는 과정에서 약효가 떨어진 원부동액의 부식처리제 성분이 제대로 보충되지않고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양대 오재응(吳在應.자동차공학과)교수는“부동액의 금속부식은냉각기 마모로 인한 엔진과열은 물론 냉각수 순환을 저해해 장기적으로 자동차 수명 단축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건설교통부가 이같은 시험결과에 대한 보완책도 마련하지않은채 폐부동액 무단방류의 주범인 무허가 카센터를 부분정비업으로 등록시키는 조건으로 재생기 설치를 적극 권장하고 있어 자동차 소유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부동액 검사기준을 규정하는 통상산업부는 엔진을 부식시키는 재생 부동액의 사용기준을 전혀 마련해 놓지 않은 상태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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