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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 끝난 논에 널린 흰 뭉치들 뭘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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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8일 오후 전북 김제시 청하면 서해안고속도로 양편에 드넓게 펼쳐진 만경평야. 추수가 끝난 논마다 원통 모양의 하얀색 덩어리들이 10~20개씩 줄지어 놓여 있다. 백색 비닐이 햇빛에 반사돼 눈길을 끈다. 과거처럼 볏단을 세워 놓은 모습 또는 볏단들을 쌓은 볏가리는 보이지 않는다.

많은 논의 볏짚이 축산용 ‘곤포(梱包) 사일리지(silage)’로 만들어진 것이다. 곤포는 짐을 꾸려 포장하는 것, 또는 그 짐을 뜻하는 말이다. 사일리지는 작물을 통째로, 또는 짧게 썰어 젖산 발효시킨 저장 사료를 말한다.

전남 영광군 염산면 봉양 들녘, 추수를 마친 논의 볏짚들이 하얀 비닐에 싸인 채 놓여 있다. 이 곤포 사일리지들은 축산 농가에 팔려 소 먹이로 쓰인다. [프리랜서 오종찬]

곤포 사일리지는 2003년께 등장한 뒤 요즘 가을 농촌의 들녘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원래는 겨울철 벼 벤 논에 청보리·라인그라스 등을 재배, 이듬해 봄에 수확해 하얀 비닐로 싼 뒤 소를 기르는 농가에 팔았다. 전남도 축정과 박도환씨는 “배합사료 값이 많이 오르자 대체 사료를 찾는 축산 농가가 늘었고, 이젠 벼 수확 후 볏짚까지 곤포 사일리지로 만드는 게 일반화됐다”고 말했다.

요즘 생산 작업이 한창인 볏짚 곤포 사일리지는 한 롤이 보통 지름 1.5m, 높이 1.2m 정도. 무게는 400㎏ 안팎이다. 전용 트랙터와 원형 결속기, 랩 피복기 등 전문 장비를 가진 조사료 생산단이 수확을 마친 농민들로부터 볏짚을 사들인 뒤 발효제를 첨가한다. 이어 비닐로 밀봉해 공기가 못 들어가게 싸는 식으로 작업을 한다.

볏짚 곤포 사일리지는 보통 한 롤에 4만원 안팎에 거래된다. 봄철 청보리 롤의 경우 알곡까지 포장하기 때문에 무게가 600㎏이나 나가며, 값은 6만원 정도 한다.

이해석 기자 ,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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