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 유혹하는 '사이버도박' 국내 네티즌도 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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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혼자 방안에 은밀히 앉아 가상공간을 헤집고 다니며 수천달러씩카지노와 경마를 하며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이버 도박꾼」들이 급증,세계적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대금 결제가 신용카드나 전자화폐로 이뤄져 당장 돈이 없더라도호기심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끝내 악(惡)의 구렁텅이에 빠져버릴위험성도 높다.
미.유럽등 구미(歐美)에서 횡행하는 인터넷 도박이 최근 일부국내 네티즌들에게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검찰이 거액 판돈을신용카드로 결제한 상습 「꾼」들의 명단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단속사례가 나올 전망이 다.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는 도박장은 월드와이드 카지노 웹사이트.백만장자 클럽 홈페이지.경마베팅등 수십개에 이른다.
업체들이 웹서버를 미국이 아닌 제3국에 두는등 법망을 교묘히피하고 있어 미 정부로서도 속수무책이다.갑자기 번지기 시작한 사이버 도박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다.
월드와이드웹 카지노사의 웹사이트는 게임중에 다른 사람과 채팅을 할 수도 있으며 슬롯머신에서 돈떨어지는 소리도 실감나게 들린다.간단한 신상을 입력하고 회원으로 가입만 하면 비자카드로 계좌를 열고 베팅이 가능해 청소년에게까지 노출되고 있다.
18세이상만 참가할 수 있는 백만장자클럽은 로토(Lotto)와 케노(Keno)라는 두가지 복권도박으로 최고 50만달러의 당첨금을 내걸고 있다.번호 한개에 10달러를 내고 10개의 추첨번호를 고르게 된다.
문제는 즉석에서 복권을 산뒤 신용카드로 결제하는데 해커들의 「먹이」가 될 수 있어 돈잃고 카드마저 도용당할 위험성도 높다. 이밖에 한개 1백달러짜리 전자화폐 토큰으로 게임당 4천9백50달러까지 베팅할 수 있는 거액 도박판도 3천만명이나 「다녀갔을」 정도로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이같은 사이버 도박은 미 카지노업계가 지난 10월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도박박람회에서 블랙잭과 슬롯머신을 포함한 종합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이버 꾼들을 색출하려면 신용카드 사용항목에 나타난 카지노사용액을 조사하거나 금액.매출번호.가맹점을 역추적하는 방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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