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오른97예산案심의>공무원賃金인상 알고보니 9.1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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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부가 내년도 예산편성방침의 하나로 제시한 경직성 경비의 절감원칙이 실제로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내년도 공무원임금 인상률을 5.7%로 억제한다고발표했으나 복리후생비.특수활동비등을 합친 실질인건비 증가율이 9.14%에 이르러 팽창예산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국회 예결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97년 예산규모를 분석해 이같이 지적하고정부 스스로 경쟁력 10% 올리기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원들은 또 『본예산 증가율은 93년 이래 가장 낮은 13.7%이나 특별회계를 합친 총 재정규모는 올해보다 오히려 2.0% 포인트 증가한 98조5천9백35억원』이라며 정부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의원들은 또 전략무 기체계개선을 위해 대폭 증액된 국방예산의 경우 사업비보다 여전히 운영유지비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문화예술 지원예산도 전체예산의 0.59%에 불과해 부처내 예산배정에도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공무 원인건비는 올해보다4백54억원 늘어난 7천8백36억원.올해보다 6.15% 증가한규모다.그러나 복리후생비는 2천1백27억원으로 금년보다 19.
83% 늘어났다.또 특수활동비도 17.53% 증가한 4백29억원으로 책정됐다.
따라서 순수한 인건비에 복리후생비.특수활동비등을 합치면 인건비 총액은 4천3백98억원 늘어난 1조3백92억원에 이른다.증가율을 올해보다 다소 낮아지게 했음에도 9.14% 늘어난 것이다. 이석현(李錫玄.국민회의.안양동안을)의원등은 이에 대해 『내년도 경제여건을 감안해 정부 스스로 긴축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하면서도 공무원 근무환경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실질인건비 인상률을 높게 잡아놓은 것은 눈가리고 아옹식의 편법』이라고 추궁했다.구천서(具天書.자민련.청주 상당)의원은 『정부는 작년 10월부터 6개월 동안 3백90명의 중앙공무원을 증원했다』며 『특히총리실과 내무.통산.건교부 소속 안전관리담당 공무원의 경우 1백28명만 늘리면 충분하다는 예산당국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하위직급 10명을 줄이는데 그치고 당초 증원요구안이 그대로 수용됐다』며 『말뿐인 작은 정부』라고 질타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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