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최고 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울 은평뉴타운 당첨자들이 무더기로 계약을 포기했다. SH공사는 “8월 청약접수한 은평뉴타운 1지구 잔여분과 2지구 A공구 641가구(105~228㎡) 가운데 당첨자 미계약분 137가구에 대해 예비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29일부터 추가 계약한다”고 26일 밝혔다.
미계약 가구는 부적격 당첨 21가구와 계약 포기 116가구다. 적법하게 당첨된 620가구의 19%가 계약하지 않은 것이다. 5명 중 한 명꼴이다. 지난해 말 첫 분양 때보다 계약 포기가 늘었다. 당시 당첨자 계약률은 88%였다.
이번 계약포기분 중에는 중간층 이상의 로열층과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역세권 가구가 적지 않았다. 집 크기로는 큰 주택이 많아 166~180㎡의 경우 당첨자 137명 중 절반에 가까운 65명이 계약하지 않았다. 은평뉴타운 1, 2지구는 8월 평균 10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당첨자 커트라인은 대개 무주택 기간 10년 이상이었다.
SH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5~10년간 새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는다는데도 예상보다 계약 포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업계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집값 하락세 때문에 계약 포기가 속출한 것으로 본다. 은평뉴타운 내 K공인 관계자는 “금융위기 등으로 금리가 올라 대출이자 부담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자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은평뉴타운은 후분양 단지여서 입주가 빨라 당첨자들이 어려운 경기에 내년 1월까지 3억5000만~9억원의 분양대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분양된 은평뉴타운 1지구는 6월 입주 후 시세가 최근 많이 떨어졌다. 최고 6억원까지 뛰었던 113㎡가 지금은 5억원 선이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아직 잔금을 치르지 못했거나 대출로 잔금을 치른 뒤 내놓은 급매물이 적지 않은 반면 매수세는 뜸해 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막상 입주한 뒤 편의시설·교통 등의 주거여건이 기대감에 훨씬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른 것도 계약 포기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임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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