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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부서 주장하는 공비소탕 합참 상황오판 내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9일부터 시작된 합참의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 검열의 초점은▶구멍뚫린 해안경계망 ▶작전실패▶늑장대응및 신고묵살이다.해안경계에 대한 검열방향은 뻔하다.잠수함이 좌초된 지역의 경계임무를맡고 있는 육군 철벽부대.해군 1함대사령부의 당시 근무실태 점검이다.해안 경계방식이 예전보다 느슨한 형태로 짜여져 있다고는하지만 이들 부대 지휘관은 문책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선 부대의 잔당 소탕작전 실패에 대한 추궁은 수월치않을 전망이다.작전초반 잇따른 무장공비 사살로 나름대로 전과를거둔데다 작전이 부대차원보다 사실상 합참의 지휘에 따라 이뤄진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작전실패와 관련해선 강릉시강동면 칠성산 일대의 포위망 해체가쟁점이다.군은 지난달 2일 잔당들이 포위망을 뚫지 못했음에도 작전지역을 넓혀 칠성산 일대에서 병력을 빼냈다.지난달 5일에는휴전선 인근 건봉산에서 북한과의 무선교신이 포 착되자 칠성산 일대 병력을 거의 건봉산쪽으로 이동시켜 잔당들에게 도주로를 열어준 꼴이 됐다.
잔당 2명이 남긴 수첩메모 조사결과 이들은 군이 병력을 이동시키는 사이 지난달 3일부터 7일까지 칠성산 일대를 벗어나 8일 오대산에서 민간인 3명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당시 오대산 일대는 아예 작전지역에서 벗어나 있어 우리 군 이 배치되지않았다는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렇게 보면 칠성산 포위망 해체를 결정한 합참지휘부의 결정이작전실패의 주인(主因)이 된 셈이다.현지 부대에서 소탕작전과 관련,부대에 초점을 맞춘 검열에 불만을 나타내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작전 전반에 과오책임이 있는 합참이 특검의 주체가 되고 있으므로 공정한 결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칠성산 포위망 해체와 관련된 부분은 합참 검열단 조사과정에서드러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당시 합참 지휘부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늑장대응은 지난달 8일 오대산에서의 민간인이 살해됐을 경우가대표적인 예다.당시 오후 8시쯤 『산에서 총소리가 났다』는 신고가 들어왔음에도 군은 한참뒤에 1개 중대를 파견하는데 그쳤다.지난달 16일 강원도인제읍 근처에서 한 고교교 사가 잔당 2명을 신고했음에도 『대공 용의점이 없다』며 소홀히 넘긴 점등도이번 검열에서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이밖에 공비들이 작전지역내 민가를 넘나든 것으로 나타나 위험수위에 처했던 민간인의안전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 이다.
〈오영환기자.강릉=홍창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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