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지간은 모자나 부녀지간과는 또 다른 것 같다. 출산과 양육 등 여성성이 대물림되니까.
“그런 여성성이나 모녀의 관계엔 ‘거대한 폭력과 단념’ 대 ‘절대적인 긍정과 승인’이 공존한다. 오랫동안 여성으로 살아왔기에 그 위대함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게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야’라며 부정하고픈 마음도 크다.”
-제목부터 적나라하다. 여성의 ‘젖’이나 ‘생리’는 사실 은밀히 이야기되던 일종의 금기였다.
“여성의 생리나 젖은 우리의 살아 있는 모습 그 자체 아닌가. 이에 대해 말하는 데 별다른 저항감은 느끼지 않았다.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가는가, 자신의 의지로 어쩔 수 없는 부분(신체나 성별)을 갖고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지를 다루고 싶었다.”
-‘구니 짱이 생리대 거꾸로 쓰고 있었다’는 부분처럼 초경하는 소녀들의 사소한 에피소드와 예민한 감성은 어디에서 힌트를 얻었나.
“내 실제 경험이다. 실제와 허구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 속에서 장면이 만들어지곤 한다.”
-작품에서 엄마는 딸을 양육할 돈을 벌기 위해 호스티스로 일한다. 작가가 호스티스로 일했던 이유를 소설로 말한다는 느낌이다. 젊은 시절 어렵게 살았을 것 같다.
“어떤 생활 속에서도 크든 작든 어려움은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고민하고 생각하는 기회를 주기에 돌아보면 고마운 경험이 된다.”
-호스티스 출신임을 공개하기 부담스럽지 않았나.
“나로선 학력에 대한 질문을 받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내 이력 중 ‘가난’이란 키워드를 현재의 이슈에 어떻게든 연결지으려는 미디어들의 태도에는 강한 의문을 느꼈다.”
-가수와 작가 중 어느 쪽이 더 맞나.
“둘 다 좋아한다. 언어와 신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모든 표현에 지대한 관심과 흥미를 갖고 있다.”
-어떤 작가, 음악에 영향을 받았는가.
“좋아하는 작가는 많다. 굳이 꼽으라면 커트 보네커트, J.D. 샐린저, 타와다 요코, 무라카미 하루키, 뮤지션 중엔 존 레논, 신디 로퍼, 뷔욕, 그리고 일본 록밴드 앨리펀트 카시마시를 좋아한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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